메인화면으로
코로나19 타격에 휘청이는 '동구 학원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사회

코로나19 타격에 휘청이는 '동구 학원가'

사흘 새 7명 확진에 텅 빈 거리… 학원·학생들 울상
식당 등 매출급락 휴업속출… 충장로·동명동 불똥

게재 2020-07-08 18:39:51
8일 광주 시내의 한 고시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이 발생해 인근 사설학원 밀집 주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광주 시내의 한 고시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이 발생해 인근 사설학원 밀집 주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취업난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학원에 갑니다."

 가게·학원이 문을 닫고 학생들은 두문불출하고 있다. 사흘 새 7명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광주 동구의 학원가는 맑은 날씨가 무색하게 인적 끊긴 '유령도시'를 연상케 했다.

 ●확진자 소식에 텅 빈 학원가

 8일 오후 찾은 학원가는 한창 학원생들로 북적여야 할 오후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적막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원 건물은 전체가 폐쇄돼 1층에 있던 편의점과 카페도 영업이 중지됐다.

 재수생 이모(19·여)씨는 "코로나19 확산이라고 해도 그저 남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바로 근처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너무 두렵다"면서 "수능이 다섯 달도 안 남았는데 부모님은 당장 학원을 쉬라고 하니 막막하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 점주 A씨는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 있는 건물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영업 중"이라며 "해당 학원 건물이 전체 폐쇄되면서 1층 편의점도 문을 닫았던데,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을지 생각하면 안쓰럽다"고 했다.

 인근에 문을 연 학원 입구에는 손 소독제와 체온 측정기가 비치되는 등 방역에 신경쓰는 모습이었지만, 드나드는 학생들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간간이 옆구리에 책을 낀 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려 쓰고 잰걸음으로 학원을 나서곤 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월세나 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학원생이 급감했다"면서 "방역에 온 힘을 쏟으며 안전함을 강조해도 이미 사태가 벌어져 학원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돌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공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최모(25)씨는 "토익과 일본어 점수를 위해 코로나19 소식에도 학원에 올 수밖에 없었다"며 "바로 옆에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사실이 두렵지만 지금 같은 취업난에 마냥 집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없다"고 했다.

 ●상점·시설 덩달아 운영 타격

 학원가에서 나름 맛집으로 소문 난 음식점 다수는 이날 셔터를 내린 채 영업을 포기했다. 굳게 닫힌 문에는 '그저 죄송하다', '양해 부탁드린다'는 글귀가 붙은 채였다. 간간이 문을 연 식당도 있었지만, 내부에는 그동안 상권 침체에 몸살을 앓던 점주들이 결정타를 얻어맞은 듯 절망스런 표정으로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식당 주인 최모씨는 "매출은 반 토막을 넘어 2~30% 수준일 때도 다반사였다. 1월부터 장사 포기를 수십번 고민했을 정도"라며 "6월까지 안정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목을 옥좨오니 더는 버틸 재간이 없다"고 했다.

 몇몇 미용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당분간 예약제로 운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현장 고객을 받지 않기도 했다.

 광주 시민들을 위한 복합편의시설과 역사문화공간으로 지난 5월 재탄생한 전일빌딩245 역시 개관 두 달을 채우지 못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일부터 임시 휴관한 상태였다. 불 켜진 건물 내부에는 최소 인력의 직원 몇 명만이 근심 어린 얼굴로 바깥을 살피고 있었다.

 전일빌딩245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임시 휴관하게 됐다"면서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했다.

 ●충장로·동명동 쥐 죽은 듯 고요

 확진자 여파는 길 건너 충장로와 동명동까지 퍼졌다. 인적 드문 시내 거리에는 의미 없는 노랫소리만 흘러나왔으며, '동리단길' 역시 행인 없는 황량한 거리로 변했다. 인근 점주들은 코로나19 재유행 시점인 6월 말부터 시내를 찾는 이들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이날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카페 직원 이모(26·여)씨는 "지금까지 코로나가 유행해도 카페를 찾는 손님이 심하게 줄어들진 않았는데, 요즘 들어 근무 시간임에도 한가함을 느낄 때가 많다"면서 "인원이 많이 필요 없어 직원·아르바이트생끼리 근무 시간 조정하는 것도 일이다"고 했다.

 꽃집 점주 백모(35·여)씨도 "그나마 꽃집은 온라인으로 배달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버틸 순 있지만, 인근 식당이나 카페 점주들과 얘기할 때면 암울해진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