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대금을 다 냈는데 잔금을 또 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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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분양대금을 다 냈는데 잔금을 또 내라니…"
주택도시보증공사 순천 용당피오레 아파트에 이자 폭탄
  • 입력 : 2020. 05.20(수) 15:13
  • 순천=박기현 기자
순천 삼산동 소재의 용당 피오래 아파트.
"분양대금을 다 치르고도 10년 가까이 무주택 세대로 살았는데 또 다시 잔금을 치뤄야 한다니 기가 막힐 일입니다."

순천시 삼산동 용당 피오레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대주보)가 보낸 '최고장'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입주민에 따르면 대주보는 최근 '순천용당 피오레 아파트 잔금 소송 세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경감 방안 관련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최고장을 발송했다. 19일까지 분양잔금을 완납하고 서류를 완비할 경우 5월 말까지 관할 등기소에 접수해 등기를 내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주보는 1055세대 중 대주보가 소유한 650세대에 대해 33평 기준으로 분양잔금을 5859만원으로 통보했다. 여기에 이자가 6100만원이 넘게 책정되어 있고, 재산세(종부세 포함) 명분으로 원금 150여만원, 이자 180여만원 등 총 채권액을 1억3700여만원이라고 통보했다.

2009년 당시, 아파트 공사 완료를 위해 시행사에게 잔금 명분으로 지급했던 세대가 무려 250세대에 달해 이들은 잔금만 2회를 치루는 기가 막힌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입주민 A씨는 "코로나 19로 국내 경제가 바닥인 시점에서 대통령이 나서, 세대별 긴급재난 지원금을 지원하는 판국에 국가 공사인 대주보가 불과 11일을 주고 잔금을 내라고 하고 있다"며 "악덕 사채업자보다 더 악랄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이곳은 2006년 분양후 2009년 대주건설의 자금난으로 한 차례 공사중단을 겪었다. 이에 계약자 1000여 명은 "잔금을 앞당겨 납부하면 그 돈으로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건설사 측 제안을 받아들여 잔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2010년 대주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공사가 다시 중단된 것이다. 남은 공정은 대주보가 맡게되면서, 주민들이 대주건설에 냈던 잔금은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지만 워낙 시일이 급하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정치인 B씨는 "해당 입주민의 처지가 3부류로 각자 다르다"며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순천=박기현 기자 kh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