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13>백암산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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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박하선의 사진풍경 13>백암산성에서
  • 입력 : 2020. 05.14(목) 16:49
  • 편집에디터
백암산성에서
만주 지역인 랴오닝성 랴오양과 등타시 사이에 있는 백암산성은 현지에서는 '엔쪼우성'이라 부르는 고구려 산성이다. 태자하가 흐르는 것을 굽어보고 있는 산정에서 1500년의 세월을 견디어 오면서도 비교적 다른 성에 비해 남아있는 성벽의 상태가 양호한 곳이다. 또한 기단 부분을 보면 전형적인 고구려식 들여쌓기 형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549년에 돌궐의 1만 군대의 집중 공격에도 함락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 성벽의 견고함을 짐작케 한다.

일부 무너져 내린 성벽의 틈바구니로 나가 잡목과 가시덤불 사이를 헤집고 다녀 본다. 성벽의 위용이 한층 드높아 보이고 그 성벽에서 떨어져 나온 돌덩이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그뿐이겠는가. 칼바람의 안내를 받아 장대에 올라서면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느끼기 보다는 잃어버린 역사와 빼앗긴 산하에 대한 서러움에 가슴이 미어지게 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