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긴급생계지원 첫날… 행정복지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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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 긴급생계지원 첫날… 행정복지센터 가보니
일부 주민 지원 방식·조건 이해 늦어||주민센터 관계자들 도움에 신청완료
  • 입력 : 2020. 04.06(월) 18:00
  • 최원우 기자

6일 광주시청과 5개 구의 각 동주민센터 등에서 광주시 코로나19 긴급 생계 지원금 현장접수가 시작됐다.

광주시는 지원 대상은 중위 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긴급 생계 지원금 30~50만원(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차등)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28만여 명이 훌쩍 넘는 시민들이 인터넷으로 접수했지만, 인터넷 신청이 어려운 이들을 고려해 이날부터 현장접수를 시작했다.

현장접수 첫날 광주 일대 주민센터에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체온 측정을 마친 주민들은 공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간이 창구에서 신청 절차를 밟았고, 일부 주민센터는 번호표를 배부하기도 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 주민 이병익(67)씨는 '광주시가 지원금을 준다'는 말에 아침식사도 거르고 집 근처 주민센터를 찾았다.

수십 여분을 기다린 이씨는 임시 창구에서 안내해주는 내용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씨는 중복 수혜를 이유로 이번 광주시 긴급 생계 지원 대상자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광주시 가계긴급생계비 지원'이라는 종이와 신청서가 우편함에 들어 있길래 와봤다"며 "내가 뭘 알겠나. 돈 준다니까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부 주민센터에는 글을 읽는데 어렵거나 지원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발걸음을 돌릴뻔한 시민들도 있었다.

김모(73)씨는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지팡이를 짚으며 힘들게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정확한 주소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안내에 따라 힘겹게 민원봉사실에서 등본을 발급받기도 했다.

확인결과 등본을 발급받은 김씨의 주소주지와 방문 주민센터가 달랐다.

김씨는 "내가 이 나이 먹고 정확한 도로명 주소를 어찌 알겠나. 그냥 가까운 주민센터가 여기니까 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된 이한울(29)씨는 우편함에 광주시가 긴급 생계 지원금을 준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보고 주민센터를 찾았다.

이씨는 "지원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원금을 받게 되면 당분간은 생활비에 보탤 수 있을 것 같다"며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서를 작성하던 이씨는 돌연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신청서를 꾸깃꾸깃 접더니 쓰레기통에 버렸다.

일부 주민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차원에서 요일별로 신청을 받고 있었다.

다행히도 이들은 주민센터 관계자분들이 도움을 받아 신청접수를 할수있었다.

그는 "집마다 안내문을 보내 모든 시민이 알 수 있게 해준 것은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왕 안내문을 만든 김에 조금 더 세부적인 내용을 담아줬더라면 좋았을것이다"라고 했다.

앞서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닷새간 가계긴급생계비 인터넷 신청을 받은 결과 28만1700여 가구가 신청을 마쳤다. 이는 지역에 거주하는 62만여 가구 중 45%에 해당한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