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아시아 영웅… 마블처럼 세계관 구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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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2명의 아시아 영웅… 마블처럼 세계관 구축할까
ACC, "동양 영웅들 주목할 때" 창·제작 공연 '무사'||영웅들, 향후 게임·첨단 영상 산업 등 2차적 개발 기대||전통 무대 연출방식 '마당극'으로 첨단 기술 집약 눈길
  • 입력 : 2019. 12.12(목) 17:40
  • 최황지 기자

한경아 감독

"마블(거대한 영웅 세계관을 구축한 미국의 엔터테이먼트 회사)이나 할리우드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영웅들은 모두 서양의 신화를 근간으로 하죠. 여전히 아시아 설화를 기반으로 한 영웅 캐릭터들이 영화화·대중화 된 적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공연에서 등장하는 동양의 영웅들은 아직 선보여지지 않은 신선한 소재인 거죠."

오는 20~2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 극장 1에서 펼쳐지는 블록버스터 공연인 '무사 MUSA : 불멸의 영웅들(이하 무사)' 기자간담회에서 공연의 총 연출을 맡은 한경아 감독은 "동양 영웅의 세계화"를 목표로 했다.

무사는 한국의 고전문학과 아시아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구축된 열 두 명의 영웅서사를 담은 공연이다. 여성 히어로 '천둥이'와 그녀를 호위하는 선인인 '계화'와 '계월'. 저승의 서천 꽃밭을 지키며 환생꽃과 염부로 향하는 관문을 관장하는 '한락궁이', 천둥이와 함께 악의 무리와 싸우는 '이시백', '범천총', '홍대권' 등이 등장한다. 또한 인간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대'와 주술사 '부간', 마신인 '울루'·'우사첩'이 나온다.

공연은 한국의 고전문학인 박씨부인전(천둥이·이시백·계화·박처사), 제주도 굿에서 구연되는 서사무가(한락궁이·저승차사들), 구전설화(홍대권·범천총)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신화집인 '산해경'(울루·우사첩) 등에서 매력적인 영웅들의 모습과 탄생 배경을 가져와 캐릭터로 생성했다.

공연 '무사 MUSA : 불멸의 영웅들' 연습 모습. ACC 제공

한 감독은 "12명의 슈퍼 히어로들은 기존 아시아 신화의 인물에서 복원했다"며 "각 캐릭터가 지닌 능력과 무술에 환상적인 무대 장치와 독창적인 미디어아트를 더해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선 서사 부분에선 동양의 영웅들이 나오고 서사 외적인 부분에도 한국 전통의 방식인 '마당극'을 이용해 관객과 소통하는 구조로 꾸며진다. 한 감독은 "이 공연은 기존의 연극, 무용, 뮤지컬 등 극장 공연의 개념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입체 무대 공간"이라며 "관람객이 캐릭터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 구조가 몰입도를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ACC의 대표 공연 콘텐츠를 목표로 지난 2년 간 준비된 이날 공연은 대형 블록버스트 공연이다. 출연진은 모두 48명, 제작진은 총 100여명으로 백두산 천지를 형상화한 폭 50m의 무대 길이도 눈길을 끈다. 특히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검과 환도(조선시대 때 사용한 전통 무기), 방패 등 소품을 보는 재미도 있다. 온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볼거리가 많은 공연 답게 일찍이 3회 공연의 티켓은 모두 매진됐다.

ACC는 '프리뷰' 형식의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영웅 캐릭터들을 구축해 해외 유통 시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2009년부터 ACC가 운영하고 있는 5개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아시아스토리텔링위원회와 함께 아세안 지역의 신화 및 설화 연구 발굴 창작 단체와 캐릭터 개발 가능성을 향후 논의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협력해 무사의 줄거리와 캐릭터, 무대기술 등을 첨단 영상, 에듀테이먼트, 게임, 공예·디자인, 음악 분야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방침이다.

이진식 전당장 직무대리는 "'무사'는 한국과 중국의 신화,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아시아 영웅 캐릭터로, 아시아 어벤져스로 탄생시켰다"며 "ACC는 연구-창작-제작-아카이빙-유통이 한 자리에서 이뤄지는 곳인 만큼 '무사'를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트상품, 도서 등으로 새롭게 개발하고 제2, 제3의 대표 콘텐츠를 기획·개발해 전당의 문화콘텐츠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CC와 아시아문화원이 협력해 만든 무사가 지역을 넘어 아시아의 대표 영웅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황지 기자

공연 '무사 MUSA : 불멸의 영웅들' 포스터. ACC 제공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