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어때?…수능 성적표 배부에 희비 엇갈린 고3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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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수능 성적 어때?…수능 성적표 배부에 희비 엇갈린 고3 교실
'내 수능 점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하는 고3 학생들||“완전 망해” “가채점보다 등급 올라”… 희비 교차
  • 입력 : 2019. 12.04(수) 16:49
  • 김진영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 날인 4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수능 성적표를 나눠주겠습니다. 이름을 호명하는 학생들은 앞으로 나오세요."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휴대전화로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로 왁자지껄했던 교실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학생들 표정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성적표를 받으러 나온 한 학생들은 긴장을 떨치려는 듯 "연예인이 된 기분이야"라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교실 구석에서는 긴장 때문인지 "아 어떡해"라는 탄식도 흘러나왔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4일 오전. 광주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학생들의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한 학생은 "이거 내 성적표 맞아?"라고 말하며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짓자 아직 성적표를 받지 못한 친구들이 대체 무슨 의미냐며 친구를 다그치기도 했다. 옆 반에서는 "오오" 하고 터져 나온 함성이 온 복도를 쩌렁쩌렁 울렸다.

재수를 한 학생들도 이날 학교를 찾아 수능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학부모가 대신해 찾아오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가채점 결과와 실제 수능 성적표가 비슷하게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낙심한 표정으로 이내 책상에 엎드린 학생도,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잘 나와 싱글벙글 미소를 띤 학생도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연신 짝궁과 성적을 비교해보는 학생, 성적표를 받자마자 이를 찍어 부모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는 학생, 성적을 보기 두려운 듯 재빠르게 뒷면으로 돌려 발만 동동 구르는 학생도 있었다.

박채연양은 "가채점 점수와 실제 점수가 완전히 똑같이 나왔다"며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막상 성적표를 받고 보니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할 걸'하고 약간 후회되기도 한다"고 했다.

정서진양 역시 "12년 동안 멈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결실이 마침내 나온 것 같아서 조금은 후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성적표를 뒷면으로 돌려두고 모서리만 빠끔히 확인하는 학생도 있었다.

문주영양은 "수시는 아예 쓰지도 않고 정시만 생각하고 있는데 무서워서 차마 성적표를 못보겠다"며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보려고 한다"고 했다.

당초 우려했던 수학영역 등급 컷도 현장에서는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이번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된 수학영역이 정시 전형의 당락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 상황.

장재준 진학부장은 "학생들이 어차피 가채점으로 자기 점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놀라거나 좌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수학영역에서 한 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떨어진 학생들도 더러 있다"며 "최저등급을 요구한 대학에 지원한 수시 학생들의 탈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두 문제로 당락이 결정되다 보니 재수생도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장 진학부장은 "재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재수보다는 '반수'를 권하고 있다"며 "대학에서 리포트를 작성하면 자연스레 언어영역이 향상되고 수학과 영어 등 암기과목만 준비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반수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이다"고 말했다.

또 "수능성적 데이터가 취합되는 다음 주 중 본격적인 진학상담이 이뤄질 것이다"며 "학생들의 점수를 살펴보고 어떤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지 지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성적표 통지를 시작으로 2020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일정이 본격 시작된다.

정시 원서접수는 수시 등록 일정이 마무리된 뒤 이달 26일부터다. 정시모집 전형은 내년 1월30일까지 진행되며, 정시 합격자 등록 기간은 같은해 2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수험생들의 대입상담을 위해 오는 11일 교육정보원 대강당에서 수능가채점(실채점) 결과 분석과 정시 지원전략 설명회를 연다.

또 이달 16일부터 5일간 진학상담 전문교사 30여명이 정시 집중 1대 1 대면 상담을 한다. 상담 신청은 광주진로진학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