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고> 생태도시 베를린서 '푸른 광주' 미래 그리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오피니언

기고> 생태도시 베를린서 '푸른 광주' 미래 그리다

백기영 (숲사랑물사랑 환경대학 대표 )

게재 2019-11-28 13:48:30

베를린의 첫 인상은 예상대로 생태환경 선진도시의 면모가 느껴진다. 도로 중앙분리대의 숲, 도시 곳곳 자투리 숲공원, 인간의 편리성 개입없이 제멋대로(가장 나무스럽게) 자란 가로수 등. 베를린은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도심의 에코벨트(eco-belt·숲길, 물길, 바람길) 인프라가 잘 형성된 세계적인 생태환경 선진도시다.

국내 도시 중 가장 덥고 춥다는 대구시는 지난 30여 년 전부터 벤처마킹을 통해 숲길(동성로 가로수), 물길(금호강 시내 유입), 바람길(아파트 단지 조성·건축물 설계 제한) 등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용섭 광주시장도 '시원하고 푸른 광주 프로젝트(3000만 그루 나무심기)' 정책을 발표했다. 폭염지수, 열대야 현상, 열섬 현상, 혹서기 평균 기온 등에서 대구를 능가해 가장 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필자는 지난 주 '광주시 NGO활동 역량강화 프로그램 국외정책 연수'를 통해 독일 베를린을 다녀왔다. 베를린의 생태환경 도시 인프라를 살펴보고 '시원하고 푸른 광주' 프로젝트와 어떻게 연계해 접목시킬 지 도심 eco-belt를 중심으로 베를린과 광주의 상황을 비교해 봤다.

1) 숲길 : 베를린 도심 빈공간에 자투리 숲공원이 많다. 가지치기 등 인간중심의 관리없이 자라고 있다. 가로수가 살기좋은 가로수 천국이다. 건물도 5층 이상 넘지 않는다. 옥상에 올라가서 본 도시풍경은 마치 거대 숲속에 도시(건물)가 조성된 느낌이다. 도시가 쾌적한 이유다.

광주는 어떨까. 무등산 가는 길목 잣고개, 사직타워에서 보는 도시는 옛철길 일부, 사직공원, 광주공원, 기상대 동산, 전남대 등 일부를 제외하고 도시 전체가 회색 빌딩 숲이다. 조망권이 막혀 답답하고 여름이면 복사열로 도심이 후끈거린다. 도심 숲 공간이 절실한 이유다. 최근 하남산단 1번 도로변 하남3지구에 탄소중립숲(70m×3㎞)이 조성됐다. 3000만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 일환이다. 공간 확보, 특히 도심 유휴지를 찾아야 한다.

2) 물길 : 베를린은 호수·운하의 도시다. 슈푸레강이 베를린 중심으로 흐르면서 곳곳이 운하로 연결돼 있다. 도심을 벗어나면 거대한 바다같은 호수가 경이롭다. 간선도로를 제외한 도로에는 물이 지하수로 침투할 수 있도록 보도블럭을 깔아 지하수 침투율을 높이고 있다. 우리에겐 잊혀진 마중물 작두 펌프샘이 시내 도로변에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물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쓰는 나라 독일다운 모습이다.

광주천에는 물이 없다. 광주천 하류와 상류의 지표고 차이가 10m 이상으로 광주천에 물을 가둬둘 수 없다. 광주천은 하루 하수처리수 10만톤, 주암호물 10만톤, 영산강 물 4만톤, 지표수, 기타 지류 유입수 등으로 생태유지수를 확보하고 있다. 지하수도 양적·질적으로 열악하다. 지류천은 복개천(지산천·서방천·용봉천·불로천 등)이다. 지하수 침투율도 낮다(상무지구 지하수 불침투율 70%). 도심 유휴공간 대부분 시멘트, 콘크리트, 대리석으로 덮여 있다(상무시민공원 광장·광엑스포 광장·대남로 한국은행 주변 도로변 등). 걷어내고 지하수 침투율이 높은 보도블럭을 깔고 잔디와 나무를 심으면 어떨까.

3) 바람 길 : 베를린은 공기가 맑다. 조망권도 좋다. 5층 이상 건물은 한참을 찾아야 한다. 도로도 차도와 인도 사이가 넓고 그 공간에 숲이 배치돼 있다. 그럼에도 베를린 도시 중심부에 반경 2㎞에 타원형 모양으로 광활한 공간인 '바람천국'이 있다. 옛 베를린 공항(Tempelhofer Feld)이다. 나치시대 건설해 2차대전 후 동독의 봉쇄 섬에 갇힌 서베를린의 유일한 교통로 하늘길로 베를린 중요 비행장이었다. 2014년까지 정부 개발정책에 맞선 시민단체의 저항운동으로 시민의 품에 안긴 시민공원(바람의 공원)이다. 한 가운데 들어서니 눈과 몸과 마음이 원하다. 대양 한가운데 있으면 이런 기분이 들까.

광주는 열섬(heat island) 현상이 심한 도시다. 통풍이 약해 도심 복사열 기단이 광주상공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바람길 확보가 필요하다. 광주는 광주공항·군공항 이전 문제가 이슈다. 대안 로드맵이 솔솔 들려온다. 개발 중심의 '스마트 시티 플랜'이 그것. 광주에서도 베를린 공항의 꿈을 꿔볼 수 있을까.

베를린은 도시 재생사업(그들은 도시개발이라 부름)을 제대로 추진한 것 같다. 수백년 수천년의 역사와 문화의 유적이 대부분 그대로 보전돼 후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도 '시원하고 푸른 광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시재생사업에 특별한 별구혜안(別具慧眼-사물의 실상을 분별할 줄 아는 남다른 통찰력)이 절실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