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도 '글로컬' 시대… 영상 스타트업 '바닐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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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한류'도 '글로컬' 시대… 영상 스타트업 '바닐라씨'
국내 유튜브 뿐 아니라 최근 해외 OTT 판매 달성하는 등 성장||목표는 국내 아닌 해외… "광주의 멋진 곳 해외에 알리고파"||
  • 입력 : 2019. 10.16(수) 17:27
  • 최황지 기자
동영상 플랫폼이 다변화한 요즘, 지역에서 활동하는 '토박이 크리에이터'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영상을 만들고 대규모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창작물을 직접 송출하고 있다. 이른바 영상 산업의 '글로컬(Glocal)'을 지향하는 이들의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광주 지역 영상 스타트업 '바닐라씨'도 그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10월 임수정 대표가 설립한 '바닐라씨'는 올해 직원을 7명으로 불렸다. 성과가 있었다는 방증이다.

바닐라씨는 "지역에서도 트렌디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 그 목표 아래 여러 편의 웹드라마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사회초년생의 연애 도전기를 담은 '연애인턴 최우성', 한국과 베트남 청년들이 하노이에서 꿈을 키우는 청춘 드라마 '어바웃 유스', 광주에 있는 맛집을 돌며 힐링식사를 권하는 '요로코롬냠냠'까지 톡톡 튀는 상상력과 발랄한 영상 연출로 현재까지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83만회를 돌파했다.

제작한 영상들은 올해부터 해외에도 판매됐다. 최근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90% 이상을 촬영한 '어바웃 유스'를 필두로 '연애인턴 최우성', 개봉 예정작인 '스탠바이 큐레이터'까지 일본, 베트남 등 해외 배급사를 통해 작품을 수출하며 국외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2년 만에 잘나가는 기업이 됐지만 어려움이 많다. '변방'이라 겪는 설움 이다. 수도권에 영상 제작 시스템이 몰려 있어 제작 비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배우들은 서울에 있고 촬영은 광주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교통비, 체류비 등 부대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웹 드라마에서 가장 큰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PPL(영상에서 특정 제품을 노출시키는 간접광고) 유치가 수도권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수도권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기가 지리적으로 어려운 데다 PPL을 원하는 지역 기업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모인 청춘들은 결국 '지방이라' 서럽다. 영화와 영상을 좋아하는 2~30대 청년들이 겪는 문제라기보다는 지방 영상 단체에 대한 지원이 간절히 필요한 까닭이다.

바닐라씨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웹 드라마에 대한 지원이 열악하니까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며 "그럼에도 우리를 점점 알아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섭외한 배우들이 주요 영화나 드라마에 진출하는 등 '스타 등용문'으로서 역할도 병행하며 보람을 찾고 있다. 최근 '어바웃 유스'에 출연한 배우 김영대는 중국 매니지먼트사인 HS e&c와 계약을 체결하며 한류를 타고 있다.

직원들 대부분이 광주 '토박이'라 더욱더 애착을 갖고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바닐라씨의 목표는 "광주의 멋진 곳을 해외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광주에도 양림동이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같은 아름다운 공간이 많다. 이런 멋진 곳을 작품에 꾸준히 담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보여줄 수 있도록 끝까지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했다.

한편 바닐라씨의 신작인 '스탠바이 큐레이터'는 30일 오후 6시에 바닐라씨 유튜브 채널 및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첫 공개된다. 이 작품은 미술대 졸업생의 현실을 담아낸 작품으로 젊은 아티스트와 독립 큐레이터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