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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이커머스용 AI솔루션 제공 고객 행동패턴 분석 최적화
11)핀란드에 한국인 첫 스타트업 설립 '포어싱크' 배동훈·박솔잎 대표||'저스트 브라우즈' 서비스||쇼핑몰 호·불호 검색 분류||소비자들 취향 추적·분류||박대표, 스타트업 비자1호||"한국청년들, 세계화 지향"
  • 입력 : 2019. 08.04(일) 09:46
  • 박간재 기자

배동훈(오른쪽) 대표

포어싱크 배동훈(가운데)와 박솔잎 대표가 필자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어싱크 회의실. 핀란스 스타트업 사무실은 간단한 책상과 의자 몇개만을 놓고 운영되는 곳이 많다.

알토 스타트업 센터 내 포어싱크 사무실 간판.

포어싱크 사무실. 게시판에 스케줄을 표시하는 포스트잇이 뺴곡하다.

지난 달 말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핀란드 '오타니에미' 혁신 단지로 향했다. 헬싱키 시내에서 15분 거리로 가깝다. 오타니에미는 혁신인재 양성을 위한 '알토대학교', 북유럽 최대 기술연구소인 'VTT(국가기술연구소)', ICT·스타트업 등이 자리한 핀란드 대표 산학연 혁신단지이자 스타트업 요람이다. 헬싱키 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절반이상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핀란드 전체 연구개발(R&D)의 50%가 수행된다. 핀란드 스타트업은 지난 2013년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회사인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 매각으로 충격에 빠져있던 국민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한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한국인 최초 핀란드 스타트업체인 포어싱크를 찾았다. 알토대학교 A Grid 건물에 조성된 '알토 스타트업센터' 사무실에 들어서니 배동훈(UX개발 및 총괄), 박솔잎(국제 비즈니스)대표가 반긴다.

◆쇼핑몰용 휴대폰 앱 개발

포어싱크는 한국인 배동훈(UX개발 및 총괄), 박솔잎(국제 비즈니스)과 마티 메리(인공지능)등 공동창업가 4명으로 구성된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다. 한국인이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한 첫 사례다. 배 대표는 2000년대 초 노키아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퇴직한 뒤 지난해 5월 법인을 설립했다.

포어싱크는 이커머스용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용자경험(UX), 머신러닝(ML), 국제교류 전문가가 모여 모바일 앱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상품 목록을 최적 개인화하는 인공지능 모바일 카달로그 플랫폼인 '저스트 브라우즈' 서비스를 개발했다.

포어싱크는 지난해 핀란드 스타트업 진흥 기관인 비즈니스 핀란드(Business Finland)에서 5만 유로 펀딩을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초 한국과 핀란드에 파일럿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상용화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핀란드인이 있다. 몇년 전 한국 공영방송에서 방영된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바 있는 따루 살미넨(42)씨가 현재 핀란드에서 아이를 키우며 이 앱을 활용한 사업을 하고 있다.

◆쇼핑몰 검색 소비자 호·불호 분석

이 사업은 쇼핑몰 검색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배 대표는 "소비자가 쇼핑몰을 검색할 때 관심있는 상품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 살펴보는 반면 관심없는 상품에는 그냥 넘기게 된다"며 "이 때 몇초 이상 그 상품에 시간을 소비했는 지를 파악해 그 소비자의 취향을 추적해 내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좋아하는 상품만이 아닌 관심없는 분야 상품은 또 어떤 제품인지 AI를 통해 추적한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좋아하는 분야뿐 아니라 싫어하는 분야에도 통계를 통해 추적할 수있다"며 "이런 계산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고 각종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AI가호불호를 구분해낼 수있록 작동한다"고 말했다.

◆박솔잎 대표, 스타트업 비자 1호

핀란드는 우수 해외인재 유치를 위한 스타트업 비자제를 시행하고 있다. 박솔잎 대표가 한국인 최초 1호로 수혜자가 됐다. 핀란드에 거주하는 조건으로 외국출신 창업자와 종사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핀란드는 국내 예비창업자는 물론 외국인들도 핀란드 거주를 목적으로 스타트업 비자를 내주고 있다"며 "이곳에는 외국인 뿐 아니라 난민출신 창업자도 많다. 핀란드 정부는 이들을 '굴러온 보물'로 인식하며 고급 스킬을 지도하고 교육도 진행한다. 다문화창업센터를 운영하는 등 창업할 수있는 토

핀란드 헬싱키 시내에서 지하철로 15분 거리에 있는 알토대학. 대학내에 있는 A Grid 건물로 이 안에 알토 스타트업 센터가 있다. 이곳에는 포어싱크 등 10여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알토대학생들 창업교육 앞장

알토대는 핀란드 정부가 산학협력 및 융합교육 활성화를위해 3개 대학을 통합한 곳이다. 헬싱키 공대·예술디자인대·경제대를 합친 최초 다학제(과학기술+디자인+비즈니스) 성격의 '혁신대학'이다. 알토대 학생이 주류가 돼 비영리 학생주도 창업단체인 알토 이에스, 창업 지원 공간인 '스타트업 사우나',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슬러시'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현재 핀란드는 인구수 대비 스타트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오타니에미 같은 산학연 클러스터가 20여 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창업 붐이 형성되면서 판란드는 노키아 쇼크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터널에서 단기간에 빠져나왔다.

◆노키아 몰락, 축복돼 돌아오다

핀란드가 이처럼 스타트업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노키아 쇼크 때문이었다. 노키아는 1988년부터 미국 모토롤라를 제치고 2011년까지 13년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핀란드의 대표적 IT기업이다. 2011년 기준 노키아 총수입은 핀란드 총 GDP의 20%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런데 노키아는 2년 뒤인 2013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했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으로 시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대신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한 뒤 2011년부터 퇴직자를 대상으로 노키아 브릿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구조조정 대상자들에게 2~6개월간 임금을 지급하며 재취업하거나 창업에 나서는 경우 혜택을 부여해주는 것. 창업시 1인당 최대 2만5000유로(3350만원)를 지원했다. 소유하던 특허까지 이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앵그리 버드'로 유명한 게임회사 로비오, 2017년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클래시 오브 클랜'을 만든 슈퍼셀 등 세계적 게임업체가 노키아 출신들이 창업한 회사다.

매년 10월13일은 '실패의 날'로 정해 학생, 교수, 창업자들이 모여 실패경험을 공유한다, 덕택에 핀란드는 이른바 '노키아 쇼크'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통역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 뿌듯했다. 한국 청년들에게 조언한마디 부탁했더니 들려준 배 대표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핀란드는 인구가 없어 스타트업 시작부터 세수, 수출, 일자리를 늘릴수 있는 지 판단해 지원합니다. 그럼에도 핀란드 청년들은 인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물론 미국, 영국 등지로 나가는 숫자가 많습니다. 그 인력을 붙잡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자들에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죠. 한국 청년들도 국내시장이 아닌 국제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과 경영방식을 염두에 두고 꼭 세계 반대편의 사업동향 등을 체크해보기 바랍니다." 핀란드 헬싱키=글 사진 박간재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포어싱크 배동훈(오른쪽)대표와 박솔잎 대표가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을 하기까지 과정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