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구례군 문척면 금정리 367-3번지. ‘남바람꽃’이 옹기종기 살아가는 서식지다. 다섯 마리 봉황이 지리산을 향해 날아간다는 오봉산(五鳳山) 기슭이다. 다섯 봉우리가 늘어선 모습이 마치 병풍 같이 펼쳐져서 아늑하다. 옆으로 섬진강이 흐르고 환상적인 벚꽃 터널이 전개돼 풍광조차 아름답다. 남바람꽃은 이곳을 비롯해 국내 4곳에만 자생한다. 귀한 야생화를 지키기 위해 ‘구례남바람꽃보전위원회’ 21명이 애지중지 관리하고 있다. 검푸른 새 잎이 올라오고 있다. 질서정연하게 퍼져 자리 잡고 있다. 반갑다. 고맙다. 감사하다. 작년에 이식한...
2025.04.16 18:06지난 3월 엄청난 산불이 경북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3월21일, 경상북도 의성군의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강한 서풍을 타고 삽시간에 확산되었고, 동해안에 위치한 영덕군까지 번졌다. 필자는 당시 대구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울리는 재난 속보 알람으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행히 산불의 피해가 대구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장기간 이어진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은 무려 150시간 동안이나 꺼지지 않았고, 3월28일이 되어서야 주불 진화가 마무리되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는 가...
2025.04.15 17:56‘담양’은 1018년 고려 현종 때 담양이라는 지명이 도입된 이래 고려 말~조선 초부터 전라도 중심지로 발전해 왔다. 태종실록에 따르면, 조선태종 13년(1413년)에 전라도 ‘도절제사영’이 나주에서 담양으로 이전되었다는 언급이 있다. 이 말은 담양이 지금으로 말하면 당시 도청소재지였다는 말이다. 이후 ‘도절제영’이 ‘감영’(각 도 최고 행정기관)으로 변하면서 감영은 ‘전주’로 이동했다. 그러나 담양은 여전히 ‘부(府)’ 로서 중요한 지역의 하나였다. 즉 담양은 종 3품 ‘부사’가 발령이 되는 ‘나주목’과 동급의 주요...
2025.04.15 17:56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다. 자연재해 피해액을 보면 대부분 풍수해가 차지한다. 2004~2018년 행정안전부의 재해연보에 따르면 연평균 피해액은 5432억원이고 복구액은 1조320억원으로 2배 이상이다.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갈수록 자연재해 강도는 커지고 빈도는 증가할 것이다. 이상기후와 도시화로 도심지역의 침수 증가,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부족, 도시 열섬 현상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물순환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기후변화의 적응 방안을 마련해야 ...
2025.04.14 18:45전남에 부임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농업 현장을 다니다 보니 벌써 4월 중순이 됐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들인 꽃들이 순서대로 흐드러지게 피는 모습을 보며 농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곧 쌀농사를 시작하는 논과 양파와 마늘이 자라는 밭에서 분주해질 농민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무겁기도 하다. 농촌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져 일손부족문제가 해마다 가중되고 있어서다. 통계청의 총인구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그 수치가 확연히 드러난다. 2023년 65세 이상 비율이 전국 읍 지역은 1...
2025.04.14 18:33배우가 감독을 겸하게 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주역 배우 역과 연출을 함께한 하정우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독자적 보편성(?)과 설득력보다는 “배우의 눈을 봐주고 귀를 열어두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배우를 겸한 감독만이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하정우 감독의 영화는 거북함이 배제된 듯한 유쾌함이 있다. 그가 말하는 코미디는 슬랩스틱이나 의도적 웃음 코드에 노림수를 둔 영화가 아니다. 아무리 무겁고 긴장감이 흐르는 영화나 비극적 영화라도 상황이 웃음을 빚어낼 수 있다. 하 감독이 포커스를 두는 웃음은 바로 ...
2025.04.14 17:08봄의 불회사는 여러 가지 색깔로 사람을 유혹한다. 30년 전,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찾아간 학교에서 시를 쓰는 교수님을 만났다. 문학 수업은 교실 안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며 봄이 되면 우리를 불회사로 데리고 가셨다. 4월에 다녀와야 한다시며 서둘렀다. 불현듯 그 생각이 나서 불회사를 갔다. 그동안 불사를 많이 해서 절은 더 웅장해지고, 주변 길도 새롭게 단장해 눈에 띄었다. 주차장도 넓게 자리 잡고 있었다. 여전히 불회사는 봄을 가져다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덜 푸른색, 연두색, 노란색, 노르스름...
2025.04.13 17:44이 글을 쓰는 4월 9일은 우리 헌정사 속에서 잊을 수 없는 이름들이 떠오르는 날이다. 1975년 4월 9일, 유신독재에 맞서 싸우다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김용원, 도예종, 서도원, 송상진, 여정남, 우홍선, 이수병, 하재완 열사. 이 여덟 분의 희생이 서린 날이자 동시에 전 세계 사법사에서 ‘암흑의 날’로 불리며, 민주주의에 깊은 경각심을 주는 날이기도 하다. 국제적으로 1940년 4월 9일은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북유럽에까지 확산시켰다. 이 침공은 단순한...
2025.04.10 17:33전 세계적으로 K-푸드 한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농수산물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농수산물의 품질과 맛을 인정받으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K-농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각 지자체는 농수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흥군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농수산물 수출을 위한 전략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고흥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지역 특성 덕분에 김, 미역, 유자, 석류 등 풍부한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곳...
2025.04.10 17:3310일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에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의 상호관세가 글로벌 경제는 물론이고 미국 경제까지 침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당장 파월 미국 연준의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그동안의 태도를 바꿔 ‘관세 인상 폭이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고, 그 영향이 일시적이지 않고 더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관세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내 마음대로 식’ 관세에 다름아니다. 상호관세를 벗어나 미국을 적자로...
2025.04.10 10:09인간이 시간여행을 한다면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로 이동할 수 있을까? 한국과 미국 뉴욕의 표준시를 적용한다면 14시간 정도 차이가 난다. 만일 1초만에 뉴욕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지구에서 14시간 전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만일 지구의 시간 속도 표준보다 더 빠른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면 인터스텔라의 밀러행성처럼 더 이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로의 이동도 훨씬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 아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타임머신과 SF에서는 가능하며, 우주에서의 시간...
2025.04.09 17:36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갈등과 오해 속에 휘말리게 된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사소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작은 오해로 인해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려 한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곱씹으며, 그 책임을 먼저 묻고 싶어진다.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마음에 갇히다 보면, 정작 더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 관계의 회복은 상대를 탓하는 데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마음이 다쳤다는 이유로, ...
그 한마디가 관계를 다시 잇는 따뜻한 시작이 될 수 있다.2025.04.08 18:08“50년간 살아온 집이 다 타버렸어요. 내가 못살아요, 내가 못 살아….” “ 주민들이 다 죽어가고 마을이 다 타고 있어요. 좀 도와주세요. 정말로 부탁드립니다.” 한순간에 눈앞에서 삶의 터전이 사라져 버린 주민들의 오열과 탄성이다. 지난달 열흘간 지속된 영남 산불은 4만8160㏊, 서울 면적의 80%를 태우고 꺼졌다. 이는 축구장 6만7375개 크기로 2022년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지역 산불의 두 배다. 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한 수천 채의 주택 전소, 비닐하우스 파손 등의 피해가 역대 최대규모가 ...
2025.04.08 18:08천지에 벚꽃이 만발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슬픔의 한 가지를 안고 서 있는 듯, 평소 찬란함은 없다. 가끔 만나 안녕하시냐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을 이웃이 비행기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 국토의 70%가 숲인 이 나라에 불씨 하나가 일어 온 천지를 태워버릴 기세로 우리를 위협했다. 수많은 생명을 잃었고 또 삶의 터전을 잃었다. 나는 요즘 꿈이 뒤숭숭하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길을 잃고 헤매다 손에 땀을 쥐고 잠에서 깨어나곤 한다. 그런데 4월 4일 오전, 온 세상이 환호를 터뜨렸다. 여기저기 겨우내 웅크렸던 사지를 활짝 ...
2025.04.08 15:41탄핵 선고는 명징했으나 아직도 혼란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자. 우리는 민주주의를 논하고 있는가? 민주주의는 차이와 다름이 공존하는 사회다. 헌법재판소는 최고의 법으로 그 민주주의를 판단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헌법적 판정과 형사법적 판정은 달라진다. 국회에 의해 소추된 탄핵 심판은 11차례 심리로 종결되었지만 선고되지 않은 채 한 달이 넘도록 민주주의의 탕자가 되어 거리에 나 앉았고 사회적 분열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헌법재판소는 22분짜리 인용문을 통해 민주주의 금과옥조를 꺼내 ...
2025.04.06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