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야! 참말로 잘했네. 자식 농사 진짜로 잘 지었구먼, 자네는 성공했네! 그려. 부럽네, 부러워.” 필자가 어느 모임에 참석했을 때, 옆자리 지인들의 왁자지껄한 대화 일부이다. 내용인즉슨 취직 준비로 몇 해를 고생했던 자녀가 보란 듯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서울 명문대를 나왔지만 여러 번 실패했다가 최근 공기업에 들어간 것이다. 참으로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밤낮으로 고생해 얻은 결실이기에 그 멋진 발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2024년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필자의 마음 한구석은 개운치가 않았다. 매스컴이나 ...
2024.01.29 13:23영화 ‘시민 덕희’는 젊은 여성감독의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한 감독은 이 영화의 소재인 보이스피싱을 피해자의 시각에서 새롭게 접근했다. 관객으로서는 데뷔 작품을 보는 감회가 있다. 응당 서투름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러는 한편 순수한 신선함이 매끄러운 노련함을 대체할 만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달랐다. 여성 감독이라고? 그것도 모델급 미모를 갖춘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영화 곳곳에서는 입을 틀어막을 만큼 잔인하게 몽둥이와 칼자루, 폭력이 난...
2024.01.28 15:33어린이와 초등교사 삶을 드러내보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왜 교사로서 자격이 있는지 자랑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얼마 전 일본 학자인 우치다 다쓰루의 ‘하류지향’이란 책을 읽고 용기를 냈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교사의 조건은 단 하나랍니다. 그것은 교사가 “스승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거예요. 우치다 선생은 자신을 선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고베여대 불어불문과 교수라는 직함 때문이 아니랍니다, 일본사회 여러 문제들-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괴물학부모’, ‘공부에서 도피하는 어린이와 ...
2024.01.28 14:35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치는 여러가지 의제로 뜨겁다.오히려 누가 어디에 출마하느냐, 총선에 도전하느냐는 이슈들은 보이지않고, 신당창당등의 이합집산과 관련된 이야기, 또이재명 대표 테러 해석에 대한 논쟁, 선거구 획정에 대한 논란,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등의 주제가 총선 관련 주제보다 더 자주 보도되고 있다. 보통 지금까지 선거철이 되면 이러저러한 이슈들이 출현하게 되고 그것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하고 소위 ‘몰고간다,프레임을씌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예삿일이었는데, 예전에는 지지 정당이나 정치인, 색깔론, 지역색으...
2024.01.25 14:33모처럼 미세먼지가 걷힌 맑은 하늘이 발길을 밖으로 이끌었다. 움츠러든 어깨를 추켜세워 주는 햇볕을 동무 삼아 걷고 있는데 처음 보는 이가 공손하게 인사하며 명함을 건넨다. 선거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의 이름 석 자가 굵은 서체로 씌어 있다. 명함을 들여다보며 선거를 치르는 날까지 나는 과연 이 이름의 주인을 제대로 알고 투표장으로 향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름에 홀려 당혹스러웠던 때가 있었다. 사촌언니의 결혼을 축하하려고 골랐던 꽃, 마거리트. 대학 새내기였던 나는 그 꽃말이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만 알았을 뿐, 화원에 들어갈...
2024.01.25 14:06사람들은 흔히 주택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중요한 뿌리를 보지 못하고 잎이나 잔가지를 뿌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공인중개사나 부동산 뉴스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단순하지만 중요한 주택 가격에 대한 오해를 하는 이들이 꽤 있다. 가장 흔한 오해는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지 않으면 공급이 줄어들고 공급이 줄어들면 당연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2차 하락을 시작하고 건설사의 부동산PF 대출 부실로 아파트 공사가 중단되고 건설회사들의 부도가 속출하자 일부 전문가들이 공급 부족에 의해 집값이 ...
2024.01.25 13:23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표어에서부터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 등 자극적인 표어까지 출산 억제 정책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반면에 청년기 세대들은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등 출산을 유도하는 표어를 성장 과정 내내 들어왔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아이를 몇 명 낳을지를 추정한 값인 합계 출산율이 ...
2024.01.25 10:17‘우리는 모두 같은 권리를 가진 아동입니다.’ 지난 5개월 동안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모션(Good motion)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나는 ‘아동’에 포함되고, 그렇기에 보장받아야 하는 네 가지의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동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교육받고, 지역 각 곳의 아동권리 침해 현장을 사진으로 논의하는 ‘포토보이스’ 활동을 거듭할수록 아동의 당연한 권리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와 닿았다. 필자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
2024.01.24 14:28새해가 뜨고 1월도 하순으로 접어 들고 있다. 전세계가 지진과 한파와 전쟁으로 춥고 불안한 1월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또 어떤 힘든 일들이 닥칠 지 많은 사람들이 어둡고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는 것 같다. 봄이 오면 따사로운 햇살이 변화를 몰고 올지도 모르지만 위기를 느끼는 것은 일상적인 현실이 되었다. 지금처럼 가슴에 화인을 맞은 것같이 힘든 시기가 있었을까? 환경의 위기 앞에서 많은 사람들은 인간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진화론자들은 지구 위에 있는 무...
2024.01.24 14:24소한(小寒)이 지나더니 화신풍(花信風)이 불어온다. 전년보다 일찍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어 겨울나기가 무난하다. 하지만 겨울은 추워야 하는데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실종 같아서 걱정이다. 대한(大寒)이 지나면서 겨울이 제 자리를 찾는 것 같다. 추워서 몸은 힘들지만 겨울다워서 마음이 편안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로 출근하는 길은 구례읍 상설시장을 지나야 한다. 과일, 떡, 신발가게 등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면서 걸어간다. 어귀에는 할머니들의 소박한 ‘지붕 없는 가게’가 보인다. ...
2024.01.24 12:15갑진년 새해, 전국적으로 수협에서는 어업인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초매식이 한창 열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등으로 고통을 겪었던 우리 어업인들이 다시 한번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올해 현장의 열기는 여느 때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다. 그러나 지난해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국내 수산업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볼 만한 가시적인 성적표가 있었다. 바로 K-Food 최고 효자품목인 ‘김’이 수산식품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수출액 1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김 수출액은 지난 10년간 연...
2024.01.24 12:15‘누구에게나 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는 거라며 긴 꿈속에 나타나 뭉툭한 손으로 하늘을 잡아당겨 일곱 개의 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느 별에 몸담고 있을 건지를 알려주지 않고 떠나갔다 눈을 뜨면 발자국이 사라진다는 것을 눈도 귀도 사라진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붉은 꽃이 피었다가 진다’ - 강희정 시 「조용한 바람」 일부. 어느덧 한 해가 가고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성큼 다가왔다. 수년 전에 코로나바이러스로 다가온 인류문명 차원의 세기말적 위기는 멀리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핵 오염수 방류와 가까이는 우리 사회의...
2024.01.23 17:44몇 년 전부터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 경영이 최대의 화두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편리하게 살아가게 되었지만, 그 대가로 기후 위기를 불러와서 우기라는 표현을 써야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의 잦은 장마와 한 겨울에도 봄꽃이 피는 기이한 환경적 변화를 겪고 있다. ESG 경영을 도입한 근본적인 배경도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살려서 후손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자는 것이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
2024.01.23 12:48‘시민은 태어나지 않는다. 다만 만들어질 뿐이다.’ 찰스 퀴글리(전 미국시민교육센터 사무총장)의 말처럼 민주국가의 발전은 교육받은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선거연수원과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공정한 선거관리 업무 외에 민주시민교육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위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연수, 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적극적인 민주시민의 양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티칸...
2024.01.23 12:26최근 2024년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 개최되었다.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각국의 저명한 기업인, 경제학자, 언론인, 정치인들이 모여 세계 경제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토론하고 연구하는 국제민간회의이다.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연차총회가 개최되기 때문에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린다. 1971년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교수에 의해 창설되어 비영리재단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이 연차총회의 결과를 토대로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는 다양한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2024.01.22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