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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였던 지난 16일 새벽 0시. 한 무리의 '이방인'들이 광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자유연대, GZSS 등 소위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극우 보수단체 관계자들이다. 한 달 뒤인 5월16일 금남로 집회 신고를 가장 먼저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치밀한 '작전'까지 폈다. 혹여 다른 이들이 금남로 집회를 먼저 신청할까 봐 하루 전부터 광주동부경찰서 인근에 머물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 때문이다. 법에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면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720시간(30일) 전이 바로 16일 새벽 0시였다.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전날부터 광주동부경찰서 인근에 머물며 16일 0시를 기다렸던 이유였다. 그들은 16일 0시1분 '5월16일 금남로에서 집회를 ...
홍성장 기자2020.04.20 13:25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은 다가오고 있다. 후보자 등록은 모두 마무리됐고, 내달 2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총선 얘기 전에 정당들의 지난 공천과정에 대해 몇 줄 적고자 한다. 본선거에 앞서 정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공직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는 '공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 각 정당은 공천 작업을 시작하며 '시스템 공천', '현역 물갈이' 등의 원칙을 앞세워 공정한 후보 선출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뚜렷한 기준 없이 진행된 컷오프(공천 배제), 단수공천, 전략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후유증이 컸다. 광주·전남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전략공천은 실세들의 영입인사 챙기기용으로 전락했다. 경선 뒤 재심수용 여부를 둘러싼 오락가락 결정은 후보자는 물...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20.03.30 17:31"4년 후, 국민들이 20대 국회는 정말 달랐다고 박수 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을 잊지 맙시다." 지금으로부터 4년여 전인 지난 2016년 6월 13일.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의 취임사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새롭게 출발하는 20대 국회가 과거의 적폐와 특권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자성이었을 게다. 더 늦기 전에 달라진 국회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의례적 수사라며 큰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여소야대로 국회가 개편됐고, 3당 체제로 국민의당이 주목을 받았던 터라 그래도 뭔가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20대 국회의 성적표를 복기해 보면 참담할 뿐이다. 출발부터 국회는 우왕좌왕 파행으로 일관했다. 정권...
이용환 기자2020.04.06 14:30#"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긴급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습니다. 화성인들의 군대가 뉴저지주 부근 한 농장에 착륙했습니다. 화성인들이 주요시설을 파괴하고 도로는 피난민 행렬로 북새통입니다. 미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1938년 10월30일 일요일 오후 7시58분. 미국 CBS 라디오에서 드라마를 방송하다가 갑자기 뉴스를 전했다. 이 뉴스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화성인의 습격' 이라는 드라마의 일부였다. 매스미디어 역사상 가장 큰 해프닝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영국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공상과학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을 각색한 드라마였다. '우주전쟁'은 1953년(조지 팰 감독)과 2005년(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로 방영됐다. 웰스는 구한말 한국을 방문해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Calm)'라...
박간재 기자2020.03.09 14:35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 대제국도 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 로마제국은 낮은 출산율과 전염병 창궐로 멸망했다. 초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출산 포기는 살인에 버금가는 중죄"라며 '미혼세'까지 걷었지만 인구는 급감했고 나라는 쇠락했다. 5세기엔 말라리아 전염으로 군대는 전투력을 상실했고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멸망했다. 로마제국 흥망사는 국가가 존속하려면 출산율이 적정선에서 유지돼야 하고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사람 없는 국가는 상상할 수 없으며, 질병에 휩쓸리는 나라는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
김기봉 기자 gbkim@jnilbo.com2020.02.24 15:22지난 며칠간 지독한 상실감에 시달렸다. 2020년 들어서 주변인이 하나둘 아프더니, 필자까지도 최근 몸이 안 좋아 병원을 방문했다. 이틀에 걸친 입원 검사 결과 수면의 질이 매우 떨어져 면역력이 악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걸쳐 처방을 받고 났더니, 이번엔 아버지의 수술이 기다리고 있었다. 본디 그리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기저 증상이 있었고 여러 번 미뤘던 터라 신경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이래저래 모든 액땜이 다 지났나 싶었더니, 지난 주말 엄청난 일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6년여간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다. 누나였고 출판사 대표이자, 작가였으며 뛰어난 정치적 식견을 갖춘 인재였다. 필자와는 시각이 다소 좀 달라 서로 팽팽한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괜찮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토론 벗이었고...
노병하 기자2020.02.10 12:58'4·16 총선'이 석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관련 문자메시지도 부쩍 늘어난 요즘이다. 선거 홍보 문자가 불법 '스팸'은 아닐지 모르지만, 스팸 못지않은 '귀찮음'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이번 총선에 관한 관심도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막연히 4년 동안 입법부에서 입법 활동을 할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있다. 이른바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이 '촛불 시민혁명을 완성하는 일'이라 의미를 부여할 정도다. 어느 당이 이기고 지느냐가 무척 궁금할 수밖에 없는 연유다. 하지만 그것만이 '정치적 의미'의 전부가 아닐 터다.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국민의 권리를 함께 행사할 새로운 '동지'가 늘었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 개정...
홍성장 기자2020.01.27 14:372020년 새해다. 모두 희망을 얘기하는 새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쁨보다 고통이, 영광보다 시련이 많은 한 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지 모른다. '좀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서 쉬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고대 동양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국정을 잘 이끌어가는'무위정치'(無爲政治)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형태로 꼽았다. 무위정치가 실현된다면 더 이상 좋을 순 없겠지만 우리의 형편은 정반대다.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정부를 견제하고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드는 국회의...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19.12.30 17:36#"유라시아 문명이 다른 문명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라시아 인종의 지적, 도덕적, 유전적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지리적(환경적) 차이 때문이었다"(총, 균, 쇠·재러드 다이아몬드·김진준 옮김·문학사상) #포르투갈은 1년, 소련은 2년, 프랑스는 8년, 오스만제국은 11년, 영국제국은 17년만에 완전히 해체됐다. 미국제국 또한 2030년을 기점으로 27년 후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대전환·앨프리드 맥코이·홍지영 옮김·사계절) 최근 큰 맘 먹고 서점에 들렀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총, 균, 쇠-모든 이들의 최근 1만3천년 간의 짧은 역사'와 최근 출간된 '대전환' 두 권을 집어 들었다.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서점문을 나오니 발걸음 마저 경쾌하다. 언제 이렇게 가벼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밥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뜻이 이럴때 쓰는 말 아닐까. 그러고 보니 조정...
박간재 기자2019.12.09 14:40데스크 칼럼이 또 다시 돌아왔다. 쓴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금세 온라인 스케쥴 표에 술래잡기의 손수건 마냥 마감날짜가 떡하니 잡혀 있다. 오늘은 언론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는 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동종업계다 보니 좀 알아서 하는 소리다. 조국 전 장관을 두고 지난 9월과 10월 대한민국은 마치 무슨 전쟁이라도 난 듯, 떠들썩거렸다. 특히나 언론은 연일 거의 맹폭이었다. 그리고 그 방향은 거의 일방적이었다. 그런데 특종이라고 말하는 보도는 검찰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었고, 무슨 큰 범죄라도 ...
노병하 기자2019.11.04 17:54저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언급하지만 누구나 그 실체를 알지는 못한다. 저 멀리 어둠을 헤치고 다가오는 물체가 내가 기르는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것처럼 막연한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할 뿐이다. 그래도 거대한 전환이 급속하게 이뤄질 것이란 점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한국인인 킴 킴(62) 마이크로소프트사 수석그룹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속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2003년 구글은 지난 3000년 동안 지구상에 쌓인 문서를 모두 디지털화했는데, 그 데이터가 미국 국회도서관 5000개 분량에 달했다. 2...
김기봉 기자 gbkim@jnilbo.com2019.11.18 13:48'퀴어(queer)'. 사전적 의미는 '기묘한' 혹은 '괴상한'이라는 의미다. 동성애자를 비하하거나 경멸할 때 사용됐다. 그러나 80년대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전개되면서 본래의 부정적 의미가 사라졌다. 이후 '퀴어'는 동성애자는 물론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 단어로 사용됐다. 성 소수자는 사회적 다수인 이성애자와 구분되는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신체 등을 지닌 이들이다. '무지개 깃발'도 있다.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또 다른 단어다. '성 소수자의 다양성' 이란 의미가 담겼다. 처음에는 성 소수자 퍼레이드 등 인권운동의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현재는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다. '퀴어문화축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성 소수자들의 행사다. 전세계적으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의 한 종류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라고도 불리며 성소수자들이 자긍심을 높이고, 권...
홍성장 기자2019.10.21 15:56한국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이달 22일까지 정규 시즌 692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총 698만 962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당 평균 1만 90명꼴이다. 남은 경기가 28이어서 28만여명이 집계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올시즌 총 관람객은 72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시즌 개막전 10개 구단이 목표로 내세웠던 878만명에 151만명이 부족한 수치다. KBO리그는 지난 2016년 834만 명 관중을 기록,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840만 명으로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이기수 기자2019.09.23 17:12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많은 섬과 갯벌을 보유한 전남의 해양관광산업 발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전남 서남해안은 세계적인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온난한 기후, 아름다운 다도해 풍광, 맛깔스런 남도음식 등으로 해양관광의 최적지로 꼽힌다. 전남도가 지역 해양자원을 활용한 미래 성장전략 카드를 빼들었다.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이하 남해안 관광벨트)가 그것이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심화, 조선업 등 주력산업 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극복할 대안으로 해양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고 나선 것. 남해안 관광벨트는 전남의 핵심시책인 '블루 이코노미' 프로젝트의 한 분야로, 전남 서남해안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세계적 해양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블루 투어(Blue Tour)'의 선도사업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영광에서 부산까지 남해안을 따라 해양관광 거점을 개발해 연결하는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19.09.09 17:28덥다. 태풍이 오다가 신안 앞바다에서 소멸하자, 태양이 신이 났는지 한 낮에 가만히 서 있어도 찐득거리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그런데 겉이 더운 것보다 속을 덥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웃나라 일본이다. 뜬금없이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미래 산업 중요 관련 부품 수출 정책을 강화하더니 이번엔 우방국에서 우리를 제외한다고 한다. 일본 TV에서는 (미쳤는지) 우리의 대통령보고 물러나라고 까지 한다. 또 우리 친일대사를 불러 말을 자르고 무례한 언동까지 퍼붓는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니, 당신들이 무엇이라고 우리가 뽑은 ...
노병하 기자2019.07.22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