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이호민이 지난 22일 인천 SSG랜더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이호민은 24일 오전 현재 1군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7일 KT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위기 상황에서도 신인답지 않게 침착한 투구로 타자들을 제압하며 성영탁에 이어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특히 불펜 난조와 주축 선수 이탈이라는 KIA의 고민 속에서 이호민의 안정적인 피칭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데뷔전은 지난 17일 KT와의 홈 경기였다. 팀이 10-2로 크게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첫 시험대에 올랐다. 선두타자 안현민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긴장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어진 중심타선을 뜬공, 삼진, 뜬공으로 처리하며 깔끔히 경기를 마무리했다. 데뷔전에서의 안정적인 투구는 곧바로 기회를 부여받는 계기가 됐다. 21일 SSG전에서는 연장 11회말, 단 한 점만 내줘도 끝나는 무사 1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오태곤을 뜬공으로 잡아낸 뒤 에레디아를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이어 SSG의 4번 타자 한유섬을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대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22일 경기에서도 그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7회말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이 역전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SSG로 넘어가던 그 순간, 마운드에 올라 2명의 주자를 깔끔하게 정리하며 팀의 흐름을 다시 잡았다. 이 경기에서 그는 데뷔 첫 승을 기록하며 ‘믿고 쓰는 불펜’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 KIA 타이거즈 이호민이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룬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
이범호 감독은 “중심타선을 상대로도 스트라이크를 잘 던졌다. 중간계투로 요긴하게 쓸 수 있고, 2군에서 선발 경험이 있기에 선발 자원이 필요할 때도 준비가 가능하다. 로하스를 변화구로 삼진 잡을 정도면 경기 운영 능력이 충분하다. 아직 어린 만큼 힘이 더 붙으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호민은 첫 등판 당시 긴장한 나머지 상대 타자들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연습한 대로 가운데를 보고 던지자는 생각만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포수 한준수의 “마음껏 던지고 내려와라”는 말도 큰 힘이 됐다. 이호민은 “처음 마운드에 오를 때는 엄청 떨렸는데, 팬분들의 응원과 함성이 들리니 오히려 떨림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 KIA에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