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여객기 추락사고 생존자와 그의 항공기 티켓.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 공항 인근에서 영국행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한 뒤 한 남성이 흰색 티셔츠에 피가 묻은 상태로 구급차 쪽으로 걸어갔다. 다리를 절뚝거린 그는 "비행기 안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242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영국인 비쉬와시 쿠마르 라메시(38)로 확인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13일 전했다.
비쉬와시는 잔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직후 영국에 있는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영상통화를 걸어 생존 사실을 알렸다.
그의 동생 나얀 라메시(27)는 취재진에 "형이 걸어 나오면서 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했다"며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어떻게 밖으로 나왔는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를 치료한 인도 현지 의사는 AP통신에 "온몸에 다발성 손상을 입었지만, 현재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매체 힌두스탄타임스에 "여객기가 이륙한 지 30초 만에 추락했다"며 "조종사나 승무원에게서 추락과 관련한 경고는 전혀 받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추락 후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주변에) 훼손된 시신들이 가득 보여 무서웠다"며 "다리를 다쳤지만 최대한 빨리 달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고 여객기에서 '11A' 좌석에 탑승했다가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좌석은 이코노미 객실 첫 번째 줄의 비상탈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다.
그러나 함께 사고 여객기에 탄 그의 형 아제이 라메시(45)는 숨졌다. 사고 전 두 형제는 여객기 안에서 떨어진 좌석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쉬와시는 "형은 저와 함께 여행 중이었지만 이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레스터에 있는 비쉬와시 가족의 집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고 NYT는 전했다.
나얀은 "의료진이 (형에게) 절대 휴식하라고 했고 휴대전화도 꺼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오후 1시 38분께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 인근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이날 현재 최소 265명이 숨졌으나 추락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사단을 인도로 파견할 예정이며 영국 정부도 조사팀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