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안세영을 키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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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테니스의 안세영을 키우고 싶어요”
●김광희 광주광역시테니스협회장
생활체육 인프라 전국 최고
엘리트 육성 여건은 불모지
여고부·여대부 창단 절실
재정 안정 통한 후원회 구성
  • 입력 : 2025. 06.04(수) 09:05
  •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김광희 광주광역시테니스협회장
“생활체육은 잘 돼있는데… 엘리트 테니스가 문제죠. 광주도 ‘테니스의 안세영’이 나와야 합니다.”

‘2025 광주오픈 국제남자챌린저 테니스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김광희(58) 광주광역시테니스협회장의 아쉬움이다.

이 대회는 지난 4월 20일부터 27일까지 광주 진월국제테니스장에서 세계 30개국 2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국제대회가 광주에서 개최되지만 지역 엘리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 어렵다. 참가 선수들이 세계 랭킹 100~300위권으로, 지역 엘리트 선수들이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대회 종료 한 달여 지난 4일 만난 김 회장은 “광주는 생활체육 테니스의 메카”라고 자부하면서도 “엘리트 육성만큼은 불모지에 가깝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광주는 연중 42주간 동호인 테니스대회가 열릴 만큼 생활체육 인프라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광주오픈 챌린저 대회 외에 엘리트 대회는 거의 전무하다.

김 회장은 “엘리트 테니스 기반을 다지지 않으면 유망주들이 어릴 때 모두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다”며 “살레시오중 김용호 같은 기대주가 우리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잡아두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에는 살레시오중·고와 봉선중에 테니스부가 있지만, 여고와 여대에는 관련 팀이 없다. 때문에 “여고부와 여대부 창단이 절실하다. 그래야 선수 육성이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협회 재정 문제도 고민이다. 현재 광주협회는 임원 4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회장은 연간 1000만원을, 이사들은 각자 24만원씩 출연하고 있다.

그는 “광주는 대기업이 없고, 기아차도 지역 스포츠에 후원을 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 저는 구멍가게 운영자에 불과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회장은 ‘동호인 등록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동호인 3000명에게 최소 연회비 1만원을 받아 재정을 뒷받침하고, 그 기금으로 엘리트 선수 지원과 랭킹제 운영을 병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진월국제테니스장 외에 인프라 부족 문제도 시급하다. 김 회장은 “코트가 부족해 늘어나는 동호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공공 체육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3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후 올해 다시 단독 출마해 2028년까지 광주협회를 이끌게 됐다. 2002년 광주상록배 일반부 우승 경험이 있는 그는 현대자동차대리점을 운영하며 오랜 시간 지역 테니스 발전에 헌신해왔다.

대한테니스협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주원홍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서 유망주 후원이 이뤄지고 있다. 전국적 테니스 부흥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광주협회가 안정화되면 선수 후원회를 만들어 유학도 보내고 장학금도 지급하고 싶다”며 “광주에서 다시 엘리트 테니스의 희망을 키우는 게 제 목표”라고 밝혔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