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일상인 ‘무등산'의 소중함 되새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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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의 일상인 ‘무등산'의 소중함 되새기는 시간”
제19회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 성료
문빈정사 앞 모여 ‘자율 산행’ 형식
초등생부터 80대까지 300여명 참여
  • 입력 : 2025. 05.25(일) 16:44
  •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전남일보사가 주최하고 (사)전일엔컬스가 주관하는 ‘제19회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가 지난 24일 광주 동구 무등산 문빈정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려 백기영 숲사랑물사랑환경대학 회장, 박성수 빛고을산들길사랑모임 이사장, 김경섭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 상임연합회장, 문병익 전남일보 이사 등 참가자들이 깨끗한 무등산을 외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의 생태적 가치를 되새기고, 광주시민들에게 무등산의 소중함을 알리는 자리가 지난 주말 열렸다.

지난 24일 전남일보사가 주최하고 (사)전일엔컬스가 주관하는 ‘제19회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가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 문빈정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광주광역시와 광주광역시교육청, 전라남도, 화순군, 담양군, 전남대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 숲사랑물사랑환경대학, 빛고을산들길사랑모임, 호남환경조경단체연합회가 후원했다.

행사는 오전 8시 집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인사말, 구호제창, 등반·정화활동 순으로 진행됐다.

이재욱 전남일보 사장을 대신해 문병익 전남일보 이사는 인사말에서 “무등산은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이면서 광주 최초의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평두메습지를 품은 우리의 보물”이라며 “오늘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무등산을 정취를 만끽하며 광주와 전남의 얼굴인 무등산의 가치를 되새기고 안전에 유의하며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등반대회에는 문빈정사 광장부터 시작해 자율적으로 산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등산이 시작되자 무등산 증심사 인근에서는 쓰레기를 줍는 대회 참여자들로 붐볐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산행이 아닌 누군가는 평소 일상의 산책 코스였고, 누군가는 처음 만나는 봉사활동의 장이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연과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오랜 신념을 실천하는 자리기도 했다.

1365 자원봉사단을 통해 이번 대회에 참여한 조기성(41)씨는 “직장으로 인해 부산에서 광주에 산 지 10년이 됐다. 광주 도심에서 운전을 하며 둘러보면 어디서든 보이는 것이 무등산”이라며 “오늘 가족들과 함께 일상 속에 있는 무등을 즐길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대학교 산업공학과 봉사 소모임인 ‘행랑’에서 활동 중인 조선민(21)씨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엔 집이 가까운 무등산에서 봉사가 열린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지만, 이렇게 자연 속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무등산에 자주 산책하러 오는데, 오늘은 특별히 기분 좋은 하루”라며 웃음을 지었다.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인 양민영(20)씨는 “1365 자원봉사 포털을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찾아보던 중 이번 행사를 발견했다”며 “산을 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새로운 경험이 제 글에 좋은 영감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반은 체력상 다 올라가진 못하더라도, 최대한 오르며 쓰레기를 주울 계획”이라며 “깨끗한 무등산을 유지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년 넘게 지역 환경교육에 헌신해 온 백기영 숲사랑물사랑환경대학 회장은 “숲사랑 환경대학은 청소년과 학부모, 일반인들이 함께하는 산림청 산하 환경교육 단체로,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에도 매년 빠짐없이 참여해왔다”며 “오늘도 청소년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세대가 자율적으로 등반하며 정화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꼭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각자의 페이스로 무등산을 느끼고, 그 안에서 자연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80세의 나이임에도 산을 향한 열정으로 참여한 시민도 있었다. 동구에 사는 장삼종(80)씨다.

장씨는 “동구청에서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를 통해 이번 행사를 알게 됐다”며 “기사가 실려 있어 신청했고,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트레킹을 자주 해왔고, 몸이 허락하는 한 3시간 정도 산행할 계획”이라며 “날씨도 좋고 간식도 나눠줘서 기분 좋게 참여했다. 그냥 오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공식 행사로 참여하니 더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무등산의 지질학적 가치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위상을 알리기 위한 연구단도 참석했다. 현장에 나온 류재흥 전남대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 연구원은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와 전남의 지자체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안내판 설치 등 통합적인 매니징이 필요한 경우 사업단이 이를 조율하고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유네스코 재인증 실사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해인데,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이런 행사를 통해 무등산의 지질학적 가치를 더 널리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