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단일화의 세 축인 당 지도부와 김 후보, 그리고 한 후보가 충돌하는 지점은 ‘시간’이다.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각 후보의 소속 정당과 기호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8일부터 9일까지의 여론조사를 거쳐 11일 이전 단일화하는 ‘로드맵’을 고수하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12일 이후 단일화에 대해, “만일 김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에 국민의힘 기호 2번은 이번 대선에서 없어지게 된다”며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우리가 선거 운동 비용을 쓸 수도 없고, 쓴다고 하더라도 보전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단일화 로드맵을 거부하면서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에 따라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김 후보가 내세우는 주장이다.
공식 대선후보라는 점을 이용해 단일화 시점을 늦추면서 당 지도부와 한 후보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전날 김 후보와의 회담 직전 ‘후보 등록 포기’ 카드로 배수의 진을 친 데 이어, 이날 김 후보를 향해 11일까지인 당의 단일화 로드맵에 응하라며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이번주 안에 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상태로 대선을 뛰어야 하는데, 당의 인적·물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력으로 레이스를 완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시점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단일화 논의를 위한 2차 담판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1시간만에 종료됐다.
이 자리에서 한 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고, 김 후보는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한 후보께서)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상당히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