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남광주농협 사외이사·경제학박사 |
뿐만 아니라 요즘 지상파 방송 사극 ‘옥씨부인전’에서 오늘날 변호사와 비슷한 외지부(外知部)의 활약으로 정의롭고 현명한 판결을 유도하고 있다.
많은 변호인단이 연일 방송에서 의견 제출과 기자회견 뉴스가 많아짐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매순간 하는 말과 언어가 그만치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대인관계나 직장에서 업무를 추진하는 어려움보다 인간관계에 의한 갈등과 충돌로 이직을 더 많이 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말은 전달과정에서 오해도 낳고 이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흔히 우리는 천 냥 빚도 말 한마디로 탕감할 수 있다고 한다. 역으로 세치의 혀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모임이나 음식점에서 옆 좌석의 대화만을 들어보고도 어느 모임인지 사용하는 언어의 품위를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군주체제하에서도 ‘사간원(司諫院)’이라는 기관을 두어 왕에게 올바른 말을 진언하여 바른 정사를 펼칠 수가 있었다.
왕조시대에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옛말이 있다.
이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를 임금님 그리고 스승님과 동일시 생각했던 것 같다.
해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무한 사랑과 존경의 대명사로 종종 인용되는데, 미국 건국아버지라고 칭송을 받은 토마스 제퍼슨이나 음악의 아버지는 헨델이며, 음악의 어머니는 바흐라고 칭한다.
하지만 영혼 없는 대상에 잘 못 인용하여 부정적인 여론을 자아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년전 다모(茶母)라는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했던 말이 최고의 명대사로 회자되었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낳을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주로 말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말과 언어를 기본으로 하여 살과 옷을 입히면 그것이 작게 이어지면 속담이요, 시(詩)라고 볼 수 있지만 좀 더 길게 이어지면 담론, 수필, 그리고 소설이 될 것이다.
우리가 마케팅을 잘한 사람은 말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더 우수한 생산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매일 보고 읽는 신문(新聞) 역시 본다는 뜻이 아니고 듣는다고 하는 들을 문(聞)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 현수막 관련 조례가 정비되어 어느 정도 무분별한 게시는 정화가 된 듯 보이나 아직도 청소년을 동반해 보기가 민망할 정도의 섬뜩한 문구도 간혹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정치지도자의 품격 없는 언어가 상대 진영에게는 충격적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적잖은 실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지금의 엄동설한인 한 겨울은 곁에 있다고 해서, 곧 올 봄은 보다에서, 여름은 열매에서, 가을은 추수하는 가슬에서 그 어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이제 민족이 대이동하게 될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본디 설이라는 말에는 으뜸, 원단(元旦)이지만, ‘삼가다.’ 라는 말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운 일가친지들이 모일 것이다. 부디 몸뿐만 아니라 말과 언어도 취사선택해서 활용했으면 좋겠다.
‘취직은 언제 하느냐’ ‘결혼은 언제쯤 할 수 있느냐’ ‘자녀는 언제?’등의 대화는 젊은 세대들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언어로 금기시 된지 오래이다.
아울러 가까울수록 충고, 조언, 비판, 판단 등의 말은 신중에 심중을 기하여 을사년 새해 벽두부터 얼굴 붉히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품격 있는 덕담으로 용기를 불러 넣어 복된 을사년(乙巳年) 한해가 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