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 국장 |
김 의원은 초선 시절부터 국회 국방위원회에 붙박이로 배치될 만큼 국방·안보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김 의원의 풍부한 군 생활 경험은 내란사태 이후 빛을 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촬영팀과 함께 사전 예고 없이 경기 이천에 있는 특전사령부를 찾아가 곽종근 특전사령관 면담을 요청했다. 이번 계엄군 핵심이었던 곽 사령관은 대장 출신 김 의원의 기세에 눌렸는지 정중히 예우했고 당시 계엄군의 국회의사당 진입 배경 등을 비교적 솔직히 털어놨다. 인터뷰는 ‘내란계엄 핵심 특전사령관, 양심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생중계됐고, 이는 다른 군 지휘관들의 오판과 경거망동을 막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계엄에 관여한 군 장성급 인사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김 의원은 “군단급 이상 전 부대가 여기(계엄)에 가담이 됐는데 이걸 어떻게 할 거에요, 그렇게 경고했는데 뭐 했습니까, 진짜로 나라가 왜 이 모양이에요”라며 큰 소리로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국방위에는 국방부와 합참 주요 당국자, 작전부대 지휘관 등 ‘별’을 단 고위 장성이 대거 출석했지만, 불법 계엄에 가담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국가체제의 근간을 흔든 데 대한 사과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사법기관의 수사 및 처벌 등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불법 계엄에 가담한 군인들에 대한 사법적 책임 추궁도 불가피하다. 군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다시 강조하는 기회이자,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국민에게 밝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군을 사랑했던, ‘대장’ 출신의 걱정을 덜어주는 길은 계엄에 가담한 군 후배들의 진솔한 사죄와 반성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