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만일 쿠팡이나 네이버 쇼핑, G마켓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하고 상품을 등록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수출을 할 수 있다면 여전히 수출이 어려운 것이라고 할까? 수출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할 수 있다. 쿠팡, 네이버 쇼핑, G마켓과 같은 국내 플랫폼이 아니고 아마존(Amazon), 쇼피(Shopee), 큐텐(Qoo10)과 같은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를 해외의 소비자에게 한다. 이런 수출을 ‘역직구’라고 한다.
해외 소비자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전자적으로 주문을 하면 우리나라의 판매자는 그 소비자 앞으로 상품을 배송한다. 주문을 받은 판매자는 주문 건별로 한국에서 소비자가 있는 국가로 DHL과 같은 국제특송이나 우체국의 EMS로 배송을 한다. 또는 외국의 목표 시장에 미리 대량의 화물을 보내서 창고에 보관하면서 주문이 있으면 그 국가 내에서 즉시 배송을 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서 배송하면 세계 어느 국가든지 3일 안에 배송이 끝난다. 후자와 같은 배송이면 주문 다음 날까지 소비자가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신 해외에 상품의 보관과 배송을 책임지는 물류회사를 지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수출이 얼마나 되며 판매자는 주로 누구일까? 금액으로 보면 연간 13억 달러 정도로 아직은 비중이 낮은 수준이지만 수출 건수로 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 건의 50% 내외에 이른다.
역직구의 판매자는 통상 생각할 수 있는 일반 사업자도 있지만 대개 1인 창업자 유형이 다수를 차지한다. 청년 창업자 또는 퇴직 후 창업자로서 역직구 시장에 참여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본 필자가 무역협회의 전문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접한 역직구의 판매자 가운데 1인 기업으로 연간 수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1인 기업이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 안에 만들어진 ‘주문-제조-물류-결제’의 생태계를 잘 활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수출’을 수억 원까지 이루어 내고 있다. 역직구 판매자가 수출하고 있는 상품은 의류 및 패션, 화장품, 음·식료품 등 우리나라 정부가 역점을 두고 수출지원을 하는 ‘유망 소비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음반·비디오·악기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K-브랜드 파워’는 역직구의 폭발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본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국립순천대학교는 올해 초에 정부에서 주관하는 지텝(GTEP, 지역특화청년무역인력 양성사업) 사업 참여 대학으로 선정된 후에 중소기업의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출을 돕고 있다. 지텝은 사업 명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청년을 무역 전문인력으로 교육하고 훈련하는 과정이다. 학부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이론을 교육받고 수출 현장에서 기업과 실제로 수출 활동을 수행하면서 받는 훈련을 통해 무역 전문인력으로 성장하게 된다. 청년 무역 전문인력을 양성하면서 동시에 지역의 중소기업이 수출시장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국립순천대학교는 전남 지역에 소재하는 중소기업 20개 회사와 지텝 사업의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이 가운데 9개 기업을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상품을 등록하였다. 온라인 판촉행사도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을 우리 대학의 지텝 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수행하였다. 역직구 시장에 진출한 이들 중소기업이 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정착할 수 있게 일정 기간 사후관리를 계속할 계획이다.
지텝 사업을 통해 우리 지역의 더 많은 중소기업이 수출시장에 참여하고 지텝에서 국제무역을 훈련받은 수많은 청년이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핵심 전문가로 자라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