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10시부터 우리는 이런 ‘비루함’을 목격해 왔다.
TV에 갑자기 나와 ‘야당이 너무 괴롭히니 경고 차원에서 계엄하겠다’는 대통령을 보며 웃지도 울지도 못했는데, 뒤이어 지난 7일에는 국가의 주권인 국민들이 분명히 ‘탄핵하라’고 명령하는데도 ‘야당 잘되는 꼴은 못본다’면서 투표장을 떠난 국회의원들이 그러했다.
필경 당신들은 국민들을 대표하겠다고 뽑힌 사람들이다.
그 어떤 명제 앞에서도, 그것이 대통령이던 당이던, 하물며 그 이상의 것이라 하더라도 그대들에게 힘을 주고 권력은 준 이의 말을 따를 것을 천명하고 그 자리에 올랐다.
그날, 국회의사당을 떠날 때 아니 그 이전인 계엄령이 떨어져 190명의 의원들이 모일 때 자리에 없던 순간부터 당신들은 ‘국민’보다 더 높은 무엇인가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그 높은 것을 위해서 국민이 준 것들은 다 내려 놓아라.
애시당초 그 누구도 당신들에게 국민을 거스를 힘을 준 적이 없다. 그런 권리는 민주주의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헌법을 넘어서는 절차는 없고, 국민 위에 있는 정치인도 존재할수 없다.
당신들은 이미 한번 보지 않았는가. 국민들의 손에 끌려 내려 온 무능력하고 부정부패에 빠진 한 대통령이 어떻게 몰락했는지. 또한 그를 따르는 이들이 어떻게 자멸했는지도.
그런데도 불과 108명이라는 숫자로 대한민국을 가져보겠다고 하는 것인가?
아직 당신들의 차례가 아니라 생각했는데, 스스로 먼저 나서 번호표를 뽑으니 당신들과 역모를 벌인 대통령이 왜 한팀인지를 뼈저리게 잘 알겠다.
그러니 이리 좋은 말로 정중히 말할 때, 이제 그만 멈추거나 내려와라.
이 추운날 밖에 나가기는 싫지만, 필요하다면 수백만의 국민들은 기꺼이 그대들의 뒷덜미를 잡고 끌어내릴수 있으니 말이다. 당장 이번주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