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환 취재2부 선임부장 cdstone@jnilbo.com |
공자는 ‘논어’에서 “어진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남을 해치지 않으며, 따라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은 타인과의 갈등을 피하고 화합을 추구하며, 결국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당시 사회에서 큰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인자무적’은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으로도 여겨진다. 리더가 어진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은 더욱 단합되고 구성원들은 리더를 신뢰하며 따르게 된다. 이는 조직의 성과와 직결되며 장기적으로도 큰 이점을 가져다준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어진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몰입도를 높이고, 조직의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한다. 따라서 ‘인자무적’은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로서, 현대 사회에서도 그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인자무적’ 리더십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을 꼽을 수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월 전임 감독의 불미스런 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제11대 타이거즈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올시즌 감독 데뷔 첫 해에 투타에서 부상자가 끊이지 않았지만 무리하지 않는 합리적인 운영과 베테랑 감독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기운영능력 등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KIA의 KBO리그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선보이며 KIA를 강팀으로 성장시켰고,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성과를 이뤄냈다. KIA 구단은 이 감독의 지휘력을 높이 사 기존 계약을 무효화하고 3년 총액 26억원 재계약을 안겼다.
이 감독의 재계약 소식에 KIA 선수들은 일제히 반겼다. 특히 투수 곽도규는 “너무 행복하다. KIA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라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을 정도다.
곽도규 등 KIA선수들이 이 감독의 재계약에 기뻐하는 건 ‘이범호 리더십’에 매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는 관계를 형성한 이 감독의 ‘어진 리더십’이 선수들에게 만족도와 몰입도를 높였고, 팀의 통합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이 감독 처럼 배려와 사랑이 가득한 인(仁)을 실천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