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초기조건을 가진 알루미늄(왼쪽)과 금(오른쪽)에서 계산된 전자와 이온의 열평형 시간. GIST 제공 |
GIST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사진 왼쪽)와 이성민 학생. GIST 제공 |
이번 연구는 비평형 상태에서의 상전이(phase transition, 물질의 상태변화) 분석, 우주물리학 및 레이저 핵융합 연구 등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해 고온·고압 상태를 구현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험실에서도 우주 속 행성 내부와 유사한 환경을 재현할 수 있게 됐으나 기존 연구는 1만도 이상의 고온에서 전자와 이온간 에너지 전달 속도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구팀은 알루미늄과 금을 대상으로 전자와 이온의 온도가 각각 수천 도에서 백만 도에 이르는 비평형 상태에서 열평형에 이르는 시간을 이론적으로 계산했다.
연구팀은 알루미늄은 5피코초(1피코초= 1조분의 1초) 이내, 금은 20피코초 이내에 열평형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계산 결과는 미국 국립 가속기 연구소(SLAC)가 최근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금의 녹는 시간 측정 결과와도 거의 일치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고온·고압의 극한 상태는 고체 상태와 플라즈마 상태의 중간적 특성을 가지며, 행성의 내부나 레이저 핵융합 실험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실험실에서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표본을 가열하면 질량이 가벼운 전자가 이온보다 먼저 가열되어 비평형 상태가 형성된다. 이후 전자와 이온 간의 에너지 전달 과정을 거쳐 열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연구팀은 두 온도 모델과 미국의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개발한 물질의 상태방정식을 이용해, 다양한 초기 조건을 가진 알루미늄과 금 내부의 전자 및 이온 온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론적으로 계산했다.
저온과 고온의 극한에서 기존에 잘 알려진 전자와 이온의 열용량을 사용해 계산한 열평형 시간을 연구팀의 새로운 방법으로 계산한 전자-이온 열평형 시간과 비교한 결과, 두 값이 일치함을 확인했다.
또한 미국 연구팀의 X선 회절 실험 결과로부터 금이 녹기 시작하는 시간을 도출했고, 이를 연구팀의 이론적 예측값과 비교함으로써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방법의 정확성을 입증했다.
방우석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행성 내부와 같은 고온·고압의 극한 상태에서 물질 내부의 전자와 이온간 에너지 전달을 기술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향후 실험실 천체물리학이나 레이저 핵융합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GIST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가 지도하고 이성민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JCR 역학 분야 상위 9.7%의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Heat and Mass Transfer’에 지난 15일 게재됐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