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작가가 지난 11일 오전 장흥군 안양면 해산토굴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의 노벨상 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최상빈 기자. |
장흥군은 지난 11일 한승원 작가의 집필실 ‘해산 토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승원·한강 부녀 작가 기념관 건립을 통해 장흥을 세계적인 문학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성 장흥군수는 “한강 작가의 수상을 계기로 장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문학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한승원·한강 부녀 작가 기념관 건립을 통해 두 작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후대에 물려줄 문화유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문학적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장흥은 기봉 백광홍, 존재 위백규 등 다수의 문인을 배출한 바 있다.
이후 현대에는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 문인들이 그 문맥을 이어쓰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장흥의 문학적 위상을 더 높이게 됐다.
장흥은 한강 작가가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방학 등 기회가 되면 내려와 농사일도 거들고 시골의 정서를 체험하며 감수성을 쌓은 모태라는 것이 장흥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승원 작가는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 기념관을 목포에 짓고 광주에는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듯이 (한강 작가의 고향인) 광주에서 욕심을 내지 않을까 싶다”며 “군수님도 욕심이 대단하다. 그 아이의 흔적을 여기(장흥)에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을 저로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전남도와 광주시도 축하 행사와 박람회 창설 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개관한 광주 문학관을 활용해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강 작가의 경우 광주에서 태어나 효동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서울로 전학갔고, 지난 2014년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해 광주의 아픔을 알리기도 했다.
같은 날 전남도는 성명을 내고 “전남 출신의 세계적 지도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에 이은 두 번째 노벨상이자 노벨문학상으로는 대한민국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우리 문학이 세계적 수준임을 증명하는 역사적 쾌거이자, 작가께서 시대와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풍부한 감성을 담은 작품들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결과이며 앞으로도 면면히 이어진 문학 정신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깊이를 더하도록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매년 ‘전라남도 문학박람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