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서 한 시민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수상 직후 서점에 책을 사려는 오픈런이 벌어지고, 읽기 모임 등 시민들 사이에 ‘독서 열풍’이 부는가 하며 지역 지자체들도 문학특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광주가 문학 중심지로 재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의 독립서점들은 한강 작품을 중심으로 한 ‘읽기 모임’을 기획 중이다. 실제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상호를 지은 광주의 독립서점 ‘소년의 서’는 한강의 작품을 찾는 손님들로 첫 오픈런을 경험했다. ‘소년이 온다’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로 광주가 가진 역사적 트라우마와 고통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을 직시한 한강의 대표작이다.
임인자 소녀의 서 대표는 “책을 사기 위해 서점 오픈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줄을 처음 봤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다음 날 바로 ‘소년이 온다’를 비롯한 한강 작품이 다 팔렸다”며 “벌써 독서모임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10월 말 한강 작품을 주제로 한 읽기모임이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책과생활, 러브앤프리, 꽃이피다 등 광주의 주요 독립서점들도 ‘한강 읽기모임’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광주문학관, 시립도서관과 함께 ‘시민과 함께 한강 읽기 강연’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관한 광주문학관을 활용해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역 문인단체도 지역 문학에 대한 관심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정양주 광주전남작가회 회장은 “크게 축하할 일이다. 광주사람으로서 광주 출신 작가가 큰 상을 받아 기쁘다. 한강의 수상 소식은 문학 본연의 역할을 되새기게 한다”며 “특히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광주와 제주의 아픔을 시적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한강 작가를 통해 오월문학과 5·18정신이 세계 속으로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근모 광주문인협회 회장은 “광주문인협회에서 ‘K문학의 산실이 광주구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데 이를 한강 작가가 이뤄줘 기쁘다”며 “제2의 한강, 제3의 한강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문학계에 팽배하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부흥기로 이어지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