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김이강>도시가 ‘착하다’고? 서구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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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CEO·김이강>도시가 ‘착하다’고? 서구에서 답을 찾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 입력 : 2024. 08.29(목) 18:14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우리 서구의 도시 브랜드는 ‘착한도시’다. 착한가격, 착한가게, 착한운전, 착한소비, 착한드라마 등 ‘착한’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옳고 정직한 가치를 담은 통용어로 자리잡았다. 정치적·사회적으로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요즘, 선하고 정의로운 가치를 좇는 사람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다. 우리 서구는 이 가치를 도시 전체에 담아내고 있다.

착한도시 서구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선시대 3대 부호 중 한 명이었던 회재 박광옥 선생(서구 매월동 출신)은 우리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 인물이다. 그는 임진왜란 때 의병도청을 설치해 무기와 군량을 조달하면서 나라를 지켜냈다. 또 가뭄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개산방죽(현 전평제)를 만들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후손 대대로 이어지면서 그의 후손인 박희진 선생도 ‘서구 맨발로(路)’ 조성에 자신의 사유지를 기꺼이 개방했다.

착한도시 서구는 1980년에도 빛을 발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양동시장 상인들은 십시일반 쌀과 돈을 모아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지어 나눠줬고, 이러한 나눔과 연대의 가치는 세계가 주목하는 광주정신의 근간이 됐다.

우리 서구는 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착한행정, 착한정책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구청장 직통 문자폰 ‘바로문자하랑께’를 개통해 생활민원을 48시간 안에 해결해주고 있다. 행정의 문턱을 낮춰 주민 누구나 언제든지 문자 하나로 구청장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생활의 불편함을 신속·정확하고 친절하게 해결해 줌으로써 행정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무조건 악부터 지르고 보자는 식의 악성민원이 사라지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 정책을 벤치마킹해 적극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서구를 대표하는 천원국시와 맨발로(路)는 적은 예산으로 주민들의 많은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낸 저예산 고효율 정책이다. 어르신, 1인가구,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국수 한그릇을 천원에 판매하는 ‘천원국시’는 양동을 시작으로 현재 6호점까지 문을 열었으며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 우리밀 소비 촉진, 그리고 지역과 상생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매장 안에 누구든지 음식을 채워넣고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지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나눔냉장고도 큰 인기다.

서구는 맨발의 성지이기도 하다. 현재 18개 동 전체에 맨발 산책길을 조성했고 마을 근린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을 활용해 맨발로 걷고 싶은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서구 금당산 1~2구간에 왕복 8.2㎞의 맨발로를 조성해 지난 5월 호남권 최초로 도심맨발축제를 개최해 행사 당일 2000여 명이 금당산을 다녀갔다.

착한도시 서구는 인간 존엄의 가치를 지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 구는 어르신들이 평생 살아온 집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며 의료와 돌봄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재택의료센터를 개소했다.

아픈 가족들을 돌보느라 학업, 직장 등 꿈을 포기해야 했던 가족돌봄청년들을 위한 수당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착한도시 서구의 주인공은 주민들이다. 우리 서구는 선한영향력을 가진 마음부자들이 함께 완성하는 ‘오잇길’이 있다. 참가비 오(5)천원을 내고 이(2)웃들과 희망을 나누며 광주천변 5.2㎞를 걷는 행사다. 1회 행사는 1000여 명이 십시일반 600만원을 모았고, 2회 행사는 1600여 명이 860만원을 모아 가족돌봄청년들을 후원했다. 또한 골목상권을 이끄는 착한가게들은 매출액의 일정액(월 3만원 이상)을 지속 기부하고, 서구는 돌봄이웃 1000세대에 착한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착한쿠폰을 발행해 선순환 상생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착한기업들도 발벗고 나섰다. 돌봄과 도움이 필요한 영역과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민관협력 커플링사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선하고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행복하고, 착한가게가 번창하며, 착한기업이 성공하는 세상. 이 당연한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착한 서구민이 함께 증명해내고 있다. 착한도시 서구의 아이들은 권선징악이 동화책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상에서 느끼고 경험하며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