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강수훈>김대중 대통령의 삶과 닮아있는 용연학교의 희망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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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강수훈>김대중 대통령의 삶과 닮아있는 용연학교의 희망은 계속되어야 한다
강수훈 광주시의원
  • 입력 : 2024. 08.08(목) 17:45
강수훈 광주시의원.
“저는 용연학교가 광주에서 가장 큰 중학교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중한 학교’라는 것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용연학교 학생들과 故 김대중 대통령의 삶이 많이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용연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한 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곳에 와서 새로운 희망을 갖고 공부해 90%가 넘는 진학률을 자랑할 정도로 선생님들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학교로 만들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께서 강연 중에 하신 말씀이다. 용연학교는 2008년 오갈 데 없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의 학업중단 예방을 위해 100인의 현직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설립한 중학교 과정의 국내 최초 위탁 대안학교다. 그 용연학교가 지금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용연학교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광산구 신창동의 시교육청 신청사 건립 부지에 포함되어 있어 새로운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난 4월 광주시교육청(이하 시교육청)이 학교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교육을 학교 형태의 용연학교와 돈보스코로 일원화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용연학교의 이전지에 관심이 몰렸다.

용연학교의 특성상 학생들의 상황과 교육 시스템, 교사와 학부모들의 의견이 중요한데도 시교육청은 용연학교 향방에 대해 복지부동 자세다. 용연학교의 이전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수렴과 방안이 모호했다는 지적에서 사실상 시교육청이 용연학교의 폐교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이. 설마. 용연학교가 처음 만들어질 때 15년 된 폐교를 임대하고, 뜻을 함께한 교사들이 모여 직접 학교를 수리할 만큼 많은 땀과 노력이 들어간 학교 아니던가. 대한민국 최초로 학교 부적응학생을 장기 위탁교육 하는 학교라는 명성답게 벤치마킹을 위해 전국에서 다양한 기관이 방문할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아온 학교 아니던가. 그런데 그 학교를 없앤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특히 몇몇 사람의 작당 모의로 추진된다면 그 역풍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우려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최근 용연학교가 시교육청을 상대로 학교 이전을 위해 필요한 부지 확보 등을 제안했지만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묵묵부답이고, 이미 내부적으로는 용연학교 폐교가 이미 결정되었다는 이야기만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는 또 있다. 시교육청과 용연학교 사이에서 직접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용연학교의 선생님과 학부모, 관계자들조차도 학교의 앞날을 주변인들로부터 소문으로 듣고 있는 것이 전부다.

시교육청은 오랫동안 부적응학생 교육을 맡아온 금란교실을 폐지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했다. 시교육청으로부터 금란교실을 폐지하겠다는 발표가 처음 나왔을 때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시교육청의 일방적인 금란교실 폐지에 대해 반발하며 중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교·교사·학부모 등 교육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점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피해야 할 큰 오점이었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는 교육, 개인의 특성에 주목하기보다 획일적인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에 실망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한 번쯤 대안학교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도 뚜렷한 대안없이 있는 학교조차 방치하고 몰아세우는 것이 광주 교육이 지향하는 보편적인 참교육일까?

각종 논란이 소모적이라고 판단해서 소통을 피하다 보면 점점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되고 결국에는 길을 잃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이런 경우를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를 만나는 경우가 된다’고 말한다.

시교육청은 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용연학교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면서 학교 운영 방향과 대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 정책 결정에 관여 중인 시교육청 관계자에게도 간청한다. 지역 사회에서 용연학교를 더욱 활성화하는 길을 찾는 것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교육감의 약속을 지키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