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호 전남도체육회장이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 전남도체육회 제공 |
광고판 대신 오륜기와 함께 ‘PARIS 2024’ 문구로만 설치된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경기장. 전남도체육회 제공 |
이번 파리올림픽의 참관단으로 활동하며 2주째 다양한 종목의 경기를 다니는 도중, 탁구경기장에 갔는데 경기장에 광고가 하나도 없고 온통 파란 배경에 오륜기와 함께 ‘PARIS 2024’ 라고만 적혀있었다.
우리가 스포츠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중계방송을 볼 때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광고판인데 올림픽 경기장에는 광고판이 없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년 전 개최된 카타르월드컵에선 광고판이 설치돼 있어 중계방송에 메인스폰서 광고 노출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서도 삼성을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경쟁을 통해 15개사만 가능한 최고의 후원등급인 TOP(The Olympic Partner)사로 선정돼 수천억원에서 조에 가까운 금액을 후원한다. 그런데 이들 후원 기업의 광고 노출이 경기장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의아했다.
이유는 IOC의 클린 베뉴(Clean venue) 정책 때문이었다. IOC는 올림픽 헌장 제50조 및 마케팅 플랜협약에 따라 경기장 안에 광고판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신 파트너들은 경기장 주변에 부스를 설치에 이벤트를 열거나 중계방송 전·중·후에 광고를 구매해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한다.
IOC는 왜 올림픽 헌장에 명시할 정도로 경기장 내 광고까지 제한을 했을까. 정답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경기장에 광고판을 설치하는 것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직결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광고판 설치로 자연스럽게 선수가 후원사와 함께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상황들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어느 정도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경기장 내 광고 제한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점에서 천문학적인 후원금 보다 선수들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올림픽 정신을 더 중요시 하는 IOC의 진정한 스포츠정신을 이번 올림픽에서 엿볼 수 있었다.
향후 전라남도체육대회와 전라남도생활체육대축전 등에서 클린베뉴 정책을 실현시킬 수는 없지만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회식 간소화 등 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고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