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요동치는 증시, 지금은 시장 앞에 겸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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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칼럼>요동치는 증시, 지금은 시장 앞에 겸손할 때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4. 08.08(목) 09:13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예상치 못한 낙폭을 보이며 시장에 먹구름을 띄우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의 코스피는 235포인트, 8.77%의 폭락을 기록해 증시가 생긴 이래 최대 낙폭의 신기록을 세웠다. 때 마침 미국의 실업률이 4.3%로 올라가면서 미 증시의 하락이 시작됐다. 이 수치는 고물가로 인해서 연준이 사실상 원하던 수치였고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선결 조건이 이루어진 것으로 오히려 호재로 볼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 때 풀린 막대한 달러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을 의식한 대규모 정부지출과 의도적 경제 띄우기의 효과가 미미했고 이것이 되레 미국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폭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0% 금리를 고수하던 일본 중앙은행이 최근 0.25%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엔화의 가치가 오르고 일본의 싼 이자를 이용해서 미국 등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빠지기 시작한 것도 또 다른 증시하락의 원인이다. 여기에 그동안 미국 증시와 경제를 이끌어 오던 대표 섹터인 AI 연관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되면서 관련 종목들도 상당 부분 하락했다.

금리는 증시와 부동산을 비롯한 모든 자산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이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시장은 하락하고 금리가 내리면 상승한다는 것은 모든 투자자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금리 결정의 최우선 요건인 실업률이 상승해서 오는 9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것도 0.25%의 스몰스텝이 아닌 0.5%의 빅스텝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는데도 증시는 야속하게도 큰 폭의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리인하의 효과보다도 경기 침체에 대한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에 대한 우려도 높다.

과거 통계를 보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때 전후 몇 개월은 증시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1년 이상 하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장이 금리인하로 인한 양적완화보다도 경기침체를 더 두렵게 여길 때가 그랬다. 지금도 경기는 좋지 않지만 지금 보다 더한 침체의 쓰나미가 서서히 몰려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투자자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 시장은 늘 옳고 시장 앞에서 겸손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겁을 낼 필요는 없지만 우선은 시장에 순응하고 시장의 공포가 사라지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