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개인전, 일렁이는 마음의 방향성 찾았죠”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11번째 개인전, 일렁이는 마음의 방향성 찾았죠”
28일까지 예술공간 집 임현채展
동화적 상상력 일상의 공간 그려
바람 빠진 ‘풍선’ 통해 쉼표 미학
상상 속 빛바랜 고향에 대한 향수
  • 입력 : 2024. 07.15(월) 17:58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임현채 작가가 갤러리 예술공간 집에서 오는 28일까지 개인전 ‘함께 가는거야’를 연다. 도선인 기자
빛바랜 곰돌이 인형과 장난감, 오래된 주택집 옥상, 굴러다니는 돌멩이, 고즈넉한 촌의 풍경….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임이 분명한데,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다. 갤러리 예술공간 집은 무의식 속 찬찬히 일렁이는 나만의 공간을 재현한 임현채 작가의 개인전 ‘함께 가는거야’를 오는 28일까지 연다.

임 작가는 쉽게 지나치기 쉬운 공간과 사물의 흔적들을 무수한 서사로 펼쳐낸다. 개인의 삶을 투시하고 교감하던 작가의 사색에서 현실 교감으로 이어진 작가만의 감성은 보다 무게감 있는 울림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 더 깊이 삶의 내면을 관찰하고 의미를 되새겨 온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작품 30여 점이 걸렸다.

화폭에 등장하는 여러 소재 중 ‘풍선’이 눈에 뛴다. 팽팽하게 바람이 채워진 모양새를 상상하게 되지만, 그녀의 세상에서는 바람이 빠져 축 가라앉은 풍선이 등장한다. 하늘로 떠오르지 못하고 어딘가에 안착한 풍선은 삶의 쉼표를 뜻하며, 되려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빛바랜 기억 속 머물러 있는 순창 고향 집을 묘사한 ‘꿈 많던 시절’은 유독 향수가 짙게 밴 작품이다.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과거의 세계는 작가 내면에서 재창조된다.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등을 졸업한 임 작가는 지난 2012년 광주시립미술관 양산동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하면서 광주에 정착했다. 광주에서 창작활동을 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11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중견작가 그 문턱을 바라보며 임 작가는 또 한 번 정체성을 고민한다.

임현채 작 ‘사뿐히 내려앉아’. 예술공간 집 제공
“지난 10여 년간 조용하게, 그렇지만 치열하게 방향성을 찾아갔던 것 같아요. 찬찬히 일렁이는 마음의 물결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 끊임없이 생각했죠. 이번 전시는 특히 작가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애정하는 공간 속 흩어진 잔상들이 비로소 자리를 찾고 한층 더 깊어진 세계를 마주한 것 같아요.”

이번 전시의 특별행사로 2개의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시장 한 켠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자신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당신의 조각을 그려보아요’와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도란도란 그림 이야기’이 예정돼 있다. 오는 20일 오후 2시와 25일 오후 7시 작가와 함께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고 참여자들이 그린 그림들을 함께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를 개최한 예술공간 집 문희영 대표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그림들이다. 무겁지만 가볍게, 애틋하게 삶을 보듬는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그림들과 함께 예술이 주는 충만함을 마음가득 느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임현채 작가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조선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19년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광주시립미술관 양산동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도 활동했다. 총 10여 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오승우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예술공간 집’은 동구 장동에 있다. 전시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관.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