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사건' 모방범죄 예고글 장난삼아 게재한 10·20대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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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칼부림 사건' 모방범죄 예고글 장난삼아 게재한 10·20대 유죄
현역 장병 20대, 징역형 집행유예
미성년자 공범, 가정법원 송치
  • 입력 : 2024. 07.08(월) 17:20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던 중 SNS에 장난삼아 협박성 게시글을 올린 이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9단독 전희숙 판사는 특수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역 장병 A(21)씨에게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18)군에 대해서는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7일 광주의 한 도로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촬영한 사진과 함께 ‘(특정 지역)사거리 칼부림’이라는 협박성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 불특정 다수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을 흉기 난동 예고성 글을 게시, 신고를 받은 경찰관 40여 명이 긴급 배치되는 등 경찰력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에는 같은 해 7월과 8월 사이 서울 신림역과 성남 서현역 일대에서 연이어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들은 이륜차 배달원으로 일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범행 당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관련 CCTV영상과 관련 게시글을 5차례 본 직후 A씨에게 찾아가 장난삼아 흉기를 든 채 사진을 촬영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군이 미리 챙겨간 흉기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줬고, B군의 인적사항과 해당 사진, 흉기 난동 예고성 글을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했다.

범행 직후 수사에 나선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 B군은 흉기를 황급히 아파트 단지 화단에 버리기도 했다.

재판장은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시점에 칼부림을 예고해 협박하는 모방 범행을 저질러 불특정 다수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다수 경찰관들이 출동해 낭비된 공권력이 매우 커 죄책이 무겁다”며 “A씨가 범행 자체는 인정·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예고한 범행을 실행할 의사 또는 계획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