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섭 취재2부 기자 |
옛 명성은 잊혀지고 충장로는 금세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금남로·충장로 공실은 지난해 4분기 28.0%에서 31.0%로 3%포인트 늘며 30%대 벽이 무너졌다. 가게 세곳 중 한곳은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공실률이 늘면서 언론에서는 충장로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침체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님들이 없자 문을 닫는 점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11년 문을 열었던 ‘스타벅스 광주 충장로점’은 2022년 문을 닫았다. 지역민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통했던 충장파출소 부근에 위치한 충장로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충장로에 문을 연 ‘H&M 와이즈파크몰’도 지난해 말 영업을 종료했다.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했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충장로를 품고 있는 광주 동구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구는 최근 카카오와 협업해 충장로 상권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 측이 직접 소상인들에게 디지털 교육과 비즈니스 플랫폼 입점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위축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 등도 꾸준히 열고 있다.
관의 노력에 힘 입어 민간에서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달에 문을 연 가방 편집숍(한 매장에 2개 이상의 가방 브랜드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매장) ‘웨하스 충장’, 나이트클럽 개장, 와이즈파크 건물 리모델링 등 민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점포들의 입점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충장로의 변화는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충장로는,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로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다면, 충장로는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약속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노력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광주 동구와 지역 상인들의 협력은 물론, 충장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모여, 충장로가 다시금 생기를 되찾고,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