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남 효자' 김, 1차 산업구조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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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남 효자' 김, 1차 산업구조 벗어나야
생산액 첫 8000억 돌파
  • 입력 : 2024. 05.22(수) 17:28
전남 김 생산액이 수산물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8000억 원 고지에 올라섰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4년산 물김 생산 종료 결과 생산량은 40만8000톤, 생산액은 8000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수산물 단일 품목으로 최초다. 전남김은 전국 생산량(50만9000톤)의 80%, 전국 생산액(9742억 원)의 82%로 압도적 우위다. 김 양식장 면적은 617㎢로 어류, 해조류, 패류 등 82개 양식 품종 중 가장 넓은 면적이다.

전남 김이 국내·외 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지만 도내 김 산업이 여전히 1차 산업에 머물고 있다. 요즘 대세인 ‘조미김’으로 가공하는 업체는 대부분 충청권에 포진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2차 가공 즉 조미김 생산업체는 전국 279개 업체에 달한다. 이중 충남이 119개 업체로 가장 많고, 전남이 54개, 경기가 48개를 점유하고 있다. 전국 톱 10인 조미김 업체 중 4곳이 충청권에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연간 매출액이 300억~1000억원 대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물김(원초) 등의 생산량이 전국 최다임에도 전남이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김 산업만 봤을 때 재주는 전남이 부리고 돈은 타 지역이 걷어 들이는 형국이다. 심지어 타지역은 조미김을 넘어 스낵 등 건강식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미김은 K-푸드를 상징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다. 현재 세계 김 시장의 70%를 대한민국이 점유하고 있다. 김이 ‘검은 반도체’로 불릴 만큼, 수출효자다. 전남도는 서둘러 질 좋은 김(원초김) 생산에서 조미김 가공, 수출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김 생산-가공-유통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김 가공공장을 유치해 일자리 창출까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청년 유출 등의 인구감소 요인 중 하나가 좋은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산업) 육성도 좋지만 김 등의 우위자산을 보유하고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남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