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운영방식 바꿔라”… 국민의 준엄한 회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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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국정 운영방식 바꿔라”… 국민의 준엄한 회초리
●제22대 총선 결산
범야 192석 압승… 국힘 참패
민주 175·국힘 108·조국 12석
정권심판·검찰개혁 표심 반영
尹 “국정쇄신”… 총리·참모 사의
  • 입력 : 2024. 04.11(목) 18:24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 및 후보들이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
정권 심판의 바람이 대한민국을 관통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광주·전남지역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에서도 민주당 등 범야권이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며 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 정국이 마련됐다.

11일 오전 10시30분께 마무리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54곳 중 161곳에서 승리하고 비례 의석은 14석을 얻어 175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이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이 1석을 차지하면서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 18석 등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간신히 넘긴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민주화 이후 집권당이 얻은 의석수 중 가장 적다.

지역별 의석을 살펴보면 민주당은 텃밭인 광주·전남·전북의 28석을 모두 지켜냈고, 국민의힘은 전통적으로 강세지역인 대구·경북(TK)의 25석을 모두 차지했다. 40석이 걸린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약진했지만, 결국 국민의힘이 80% 이상인 34석을 확보했다.

승부는 서울·경기 수도권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서 갈렸다. 48석이 걸려있는 서울에서 민주당이 37석을 가져갔으며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경기도(60석)에서도 민주당이 53개 지역에서 승리해 21대 총선(51곳) 기록을 깼다. 충청권 28석 중에서도 민주당이 21석을 챙겼다.

이같은 범야권의 압승과 국민의힘의 참패는 검찰독재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자, 그동안의 국정 운영방식에 대한 변화 요구라는 분석이다.

역대 최다 격차의 기록적인 ‘여소야대’ 정국에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수석비서관 등 참모진도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 비대위원장에 취임, 총선 국면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캠페인을 진두지휘했으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광주·전남의 경우 민주당이 18석을 모두 석권하며 이변 없는 결과를 맞았다. 다만 조국혁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공천 잡음 등이 끊이질 않았던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실망감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광주 8석, 전남 10석 등 지역구 당선자에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는 조국혁신당이 47.72%, 더불어민주연합이 36.26%로 조국혁신당이 11.46%p 앞섰으며 전남도 조국혁신당 43.97%로 39.88%에 그친 더불어민주연합보다 4.09%p 높았다.

지역구 후보를 통해서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고, 비례대표에는 조국혁신당을 선택하면서 ‘정권 심판’과 ‘검찰 개혁’이라는 양대 목표를 모두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민주당에 대한 대체재가 없는 호남권에서 공천 잡음, 정책 실종 등으로 신뢰를 잃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의 승리를 기뻐하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주머니 속 공깃돌’로 전락하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민심을 잘 들여다봐야 할 시기다”면서 “정권 심판을 기조로 이번 선거에서 압승한 만큼 4·10 총선을 올바른 국정 운영 및 지역 발전의 주춧돌로 삼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