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김관식>민주시민의식의 정착에 대한 기대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전남일보]기고·김관식>민주시민의식의 정착에 대한 기대
김관식 시인·문학평론가
  • 입력 : 2024. 03.21(목) 16:17
김관식 문학평론가
가끔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국산영화와 외화, 그리고 국내와 드라마를 볼 때 나는 화면에 나오는 여러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오늘날 버려지는 각종 쓰레기들을 볼 수 있다. 빼어난 자연환경에 비닐이나, 과자봉지, 종이, 플라스틱 컵, 캔, 유리병, 생활 쓰레기 등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상황을 소재로 한 극일 경우 나라마다 쓰레기가 버려진 상황이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잘 사는 선진국과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못 산다고 생각한 개발도상국 등 빈부의 차이는 쓰레기의 종류와 버려진 곳이 각각 달랐다.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중고 자동차, 쓰고 버린 의류나 신발 등 각종 대량생산 대량 소비로 이어지는 산업사회의 폐기물들을 수입해 다시 사용하고 버린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산업사회의 풍요로 낳은 일회용품 쓰레기들이 산과 들, 길거리에 버려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일부러 이런 쓰레기가 없는 장소를 화면에 담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쩌지도 못하거나 카메라 감독이 인지를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라고 추측이 되지만 종종 화면에 길거리에 버려진 알루미늄 캔, 소주병, 과자 껍질, 그나마 산과 들에 버려진 비닐, 페트병, 약병 등과 같은 플라스틱 종류의 용기들, 각종 생활 쓰레기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선진국도 오늘날 소비사회의 패턴이 우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지만, 화면에서 이런 쓰레기가 노출되는 경우는 극의 내용이 쓰레기 장면을 촬영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 영화나 드라마에서 마구 버려진 쓰레기들을 보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나는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 존재조차 모르고 넘어가지만 한 가지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나라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현대사회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민주시민의 질서의식이나 생활습관이 다르다는 점을 화면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하물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노출되는데, 텔레비전 뉴스 방송이나 현장 르포 형식의 취재물에서는 각국마다 산과 들, 길거리 등에 쓰레기가 화면에 리얼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는 최근 소비사회의 일회용 쓰레기들이 산과 들, 길거리에 아무렇게 버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골의 풍속도가 옛날에 비해 너무 바뀌었다. 전국의 어디를 가나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볏짚을 소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하얀 비닐로 칭칭 감아놓은 일명 공룡알로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길거리의 밭에는 풀이 돋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흙 위에 덮어놓은 검은 색 농업용 폐비닐이 너저분하게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도로변길섶에 차를 타고 가다가 버려놓은 비닐봉지, 과자봉지, 플라스틱 일회용 종이컵, 과자봉지, 담뱃갑 등이 눈에 띤다.

70년대 우리나라는 새마을운동이 일어났다, 그 무렵 농촌이나 도시 할 것 없이 내 집 앞 쓸기 운동을 벌려 전국방방곡곡 자연환경이 항상 깨끗했다. 그땐 농촌마을은 물론 도시 길거리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잘 살기 운동의 결과로 국민소득이 높아지게 되자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새마을운동 이전의 못살 때의 행동으로 다시 되돌아간 것만 같다. 세살 버릇 못 버리고 가난했을 때의 버릇이 되살아난 쓰레기 유산들을 우리 강산 도처에서 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 속에서 숨길 수 없듯이 이러한 볼썽사나운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나오는 장면을 우리는 안방극장에서 보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 각자가 함부로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버릇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자제해나갔으면 좋겠다. 실종된 민주시민의식을 되살려 경제적인 풍요에 걸맞은 품위 있는 민주시민의 행동으로 다시 거듭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