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지역 무시, 오만한 국민의힘 호남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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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지역 무시, 오만한 국민의힘 호남홀대
비례대표 안정권 한 명도 없어
  • 입력 : 2024. 03.19(화) 17:12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에 광주·전남 출신 정치인들이 사실상 배제됐다. 이른바 ‘호남 홀대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정치적 험지인 호남에 지역출신 인사를 당선권에 포함시킬 경우 균형 잡힌 대표성을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정당의 이미지를 바꾸고, 더 많은 유권자에게 국민의힘을 알릴 기회를 포기한 국민의힘의 결정이 안타깝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로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과 김화진 전 전남도당 위원장 등 지역 출신 정치인 6명이 등록했지만 비례대표 공천 순번 발표 결과 당선 안정권인 20번 이내에는 단 한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 마나 순천 출신이라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만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8번에 배정됐다. 보수불모지인 광주·전남에서 어렵게 당세를 키워 온 정치인들이 모두 배제된 셈이다.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중요하다. ‘참정권을 제한당한다’고 할 만큼 민주당의 일당독주가 계속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비례마저 호남출신 인사가 홀대를 받을 경우 지역의 이익과 발전은 소외될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광주와 전남, 전북 출신 인사를 당선 안정권인 20위 이내에 25% 규모로 우선 추천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발전을 떠나 호남인사를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정하는 것은 국민의힘에게 전통적으로 취약한 지역에서의 지지 기반을 확대시키는 중요한 전략일 수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고, 다양한 지역에서의 지지층도 확보할 수 있다.

당원과의 약속, 지역과의 약속을 저버린 정당이 바른 길을 갈 수는 없다. 정치적 다양성과 대표성이 원칙인 민주주의의 가치를 버렸다는 점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역구에 출마한 여당 후보들도 동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오만하고 군림하는 모습을 보일 때 감당 못할 큰 위기가 왔다.”고 했다. 지역을 대변하고 지역을 이끌어갈 지역인사를 홀대한 것은 지역을 무시한 오만한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