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속가능한 도시 파리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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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지속가능한 도시 파리의 변신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4. 03.18(월) 13:46
임낙평 전 의장
파리(Paris), 프랑스의 수도. 자타가 공인하는 국제도시이다. 문화예술의 도시, 사랑의 도시, 빛의 도시라는 별칭을 지니며 모든 이들이 꼭 가보고 싶은 도시이다. 에펠탑과 센느강, 르불 박물관과 개선문 등 도시의 상징물들과 역사 문화자원을 보유한 명소들이 수두룩하다. 금년 여름 2024 하계 올림픽(7. 26- 8. 11)이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월, 파리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자전거와 보행 친화도시를 위한 중대한 정책을 결정했다. 도심 자동차 주차비의 대폭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사전에 주민투표도 거쳤다. 10% 미만의 투표율이었지만, 투표자의 55%가 파리시가 제시한 주차비 인상에 찬성했다. 1.6톤 이상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부분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가 도심에 주차장에 주차할 경우, 시간당 현재 6유로(8,600원)에서 18유로(약 26,000원)가 적용되고 2시간 유지되고, 이후 요금은 할증된다. 2톤 이상의 전기차도 이 비용이 적용된다. 파리 외곽의 경우, 현재의 4유로에서 12유로(17,000원)로 인상된다. 현재보다 3배 이상 인상했다.

물론 장애인 동반 차량, 택시, 보건관련 차량, 영업 상인차량, 도심 거주자 등과 2톤 미만의 전기차는 인상된 주차비 적용에서 예외 된다. 주차비 인상은 올림픽이 마무리된 후, 오는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리 도심에 SUV 차량은 들어오지 말라’라는 경고다. 소형 승용차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방출하고, 도시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기아차 모델의 경우, 중형 SUV인 산타페·소렌토, 투싼·스포티지 등 준중형 SUV도 중량이 1.6톤을 넘어 파리에서는 비싼 주차비를 부담해야 한다. 파리시는 파리 등록된 자동차 중 10%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튼 파리에서 승용차 이용이 불편한 도시가 되었다.

그동안 파리시의 자전거와 보행자 친화적인 도시를 지향하며, 담대한 정책을 펴오고 있다. 그동안 도심의 노면 주차공간을 대폭 줄이고 자전거 도로나 수목으로 대체해 왔다. 지난해에는 전동 스쿠터의 대여업을 주민투표를 통해서 금지시켰다. 전동 스쿠터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2000년 이래 파리는 84㎞ 자전거 전용 도로를 확보했고,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07년 도입된 ‘자전거 공유 시스템’에 약 15,000대의 공유 자전거와 1,400개의 자전거 정류장을 가지고 있다. 누구든 공유 자전거로 그물망 같은 자전거도로 를 타고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 자전거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리시는 오는 2026년까지 시민들이 도시 전역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는 정책과 투자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2024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지금 파리에서 ‘센느강 복원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수영이 가능한 센느강’이 목표였다. 지난 1923년 이래, 1세기 동안 각종 오염 때문에 이 강에서 수영이 금지되었다. 올림픽 유치도시 파리는 지난 10년 동안 센느강 복원을 위한 정책을 펴왔다. 수질개선과 하천생태계 복원에 16억 불(약 2조13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자했다.

금년 파리 올림픽의 개막식은 이례적으로 세느강 등을 무대로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올림픽 수영 정식종목 가운데 철인3종경기 중 수영 10㎞와 Open Water Swimming(마라톤 수영)이 파리 도심의 센느강에서 열릴 예정이다. 파리 최초의 여성 시장인 이달고 시장은 올림픽 개막 전에 직접 세느강에 뛰어들겠다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 또한 센느강에서 직접 수영할 것라고 약속했다. 파리시는 올림픽이 끝나고 내년 여름, 센느강 3개 지점에서 수영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2024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는 환경 올림픽을 지향하며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이 어울리는 녹색교통의 도시로, 또한 도시 하천 세느강을 ‘수영할 수 있는 강’으로 가꾸고자 분투하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신을 추구하는 파리가 던지는 메시지도 적지 않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