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인 기자 |
광주 동구 궁동에 위치한 광주중앙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겨우 3명. 광주중앙초는 수년 전부터 폐교위기를 맞을 정도로 매년 신입생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반면 광주중앙초와 불과 1㎞ 떨어진 계림2동의 계림초등학교는 올해 177명의 신입생을 맞이했다. 한 동네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이나는 두 학교는 입학식 풍경마저 상반된 모습이었다.
광주중앙초는 학교 교실에서 단출한 입학식을 진행했지만 계림초는 많은 신입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학교 강당에서 입학식을 열어 인파가 북적거렸다.
광주중앙초는 교장선생님이 직접 학생을 불러 입학선물을 주는가하면 계림초 신입생들은 유치원 친구를 발견하고 인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두 학교 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계림초 인근이 재개발되면서 오히려 계림초는 과밀학교로 학생 수가 불어나기도 했다. 저출산과 더불어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인근 주민들이 모두 떠나버린 광주중앙초는 지난 2017년 서석초와의 통폐합 논의가 오갈 정도로 텅텅 비어있다.
두 학교가 멀지 않다면 계림초 인근 신입생들을 광주중앙초로 배정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초등학교 특성상 학군조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광주시교육청의 설명이다.
1.5㎞의 법정 통학거리를 고려해야하고, 집 앞 초등학교를 두고 더 멀리 등교하며 사고위험을 우려하는 학부모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휘청이는 학교를 되살리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작은학교의 강점과 특성을 살려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고싶은 학교로 거듭나는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작은학교를 일종의 특수목적 초등학교로 활성화시켜 학부모들이 스스로 학군에 모여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과학중점 초등학교, 예술중점 초등학교 등이 그 예다.
학령인구는 앞으로 더 큰 규모로 줄어들테고 양극화된 학군이 균형을 되찾으려면 작은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사람이 모이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잠자코 학교 주변 동네가 재개발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학교가 오히려 학부모들의 관심과 인기리에 운영될 수 있는 전략적인 방안이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