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꼴찌 확정’ 페퍼저축은행, 갈 길 바쁜 흥국생명에 혹독한 후춧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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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전남일보]‘꼴찌 확정’ 페퍼저축은행, 갈 길 바쁜 흥국생명에 혹독한 후춧가루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
시즌 4승째…승점 14 적립
  • 입력 : 2024. 03.08(금) 21:49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야스민 베다르트가니가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4차전에서 득점을 성공한 뒤 박정아와 서로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확정 지은 페퍼저축은행이 갈 길 바쁜 흥국생명의 발목을 잡았다. 첫 세트를 허무하게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가져오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올 시즌 네 번째 승리를 챙겼다.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는 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18-25, 25-22, 25-23, 25-14)로 역전승을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경기 결과로 시즌 네 번째 승리를 적립했다.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이미 최하위가 결정됐지만 4승 30패(승점 14)로 리그 참가 첫해인 2021-2022시즌 3승 28패(승점 11)의 기록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 10월19일 한국도로공사와 홈 개막전 이후 141일 만에 홈에서의 승리를 맛봤다. 페퍼저축은행은 당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둔 후 안방에서 15연패 늪에 빠져있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경기 초반 맥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야스민이 6점, 필립스가 4점으로 분전했지만 박정아가 2점, 하혜진이 1점에 그치는 등 국내 선수들이 힘을 보태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의 1세트 공격 효율은 8.11%에 그쳤고 리시브 효율 역시 13.64%에 불과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7점, 레이나가 5점을 뽑으며 공격을 주도했고 윌로우와 김수지, 이주아, 김다솔이 가세했다. 특히 흥국생명은 리시브 효율 47.06%로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18-25 큰 격차로 첫 세트를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부터 반전을 만들었다. 야스민이 2세트에만 11점을 뽑아냈고 이한비가 4점, 박정아가 3점, 필립스가 2점을 보탰다. 리시브 효율은 9.09%로 더 떨어졌지만 공격 효율을 43.90%까지 끌어올리며 상대를 흔들었고 25-22로 두 번째 세트를 가져오며 균형을 이뤘다.

페퍼저축은행은 3세트 들어 기세를 더 끌어올렸다. 야스민이 3세트에만 12점을 폭발시켰고 박정아가 5점, 이한비가 2점, 하혜진과 필립스가 1점을 보탰다. 리시브 효율을 26.09%까지 끌어올렸고 공격 효율은 31.71%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세트에 이어 5점에 그치며 묶였고 레이나도 5점을 뽑는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윌로우가 4점을 생산하는 동안 홀로 3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무너지면서 페퍼저축은행이 25-23으로 두 세트를 선점하며 승리에 다가갔다.

페퍼저축은행은 4세트에도 김연경과 윌로우, 레이나의 허점을 공략했다. 지난 5일 IBK기업은행과 원정 경기 후 이틀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여파가 그대로 드러난 틈이었다.

세트 초반에는 박정아가 불을 뿜으며 상대를 녹였고, 중반으로 가면서는 야스민의 폭발력이 다시 터졌다. 세트 막바지에는 상대의 세 차례 연속 범실까지 더해지며 25-14 큰 격차로 손쉽게 승리를 확정 지었다.

경기 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아본단자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악의 경기였다. 세터는 공격수들이 때릴 수 있는 토스가 아예 아니었고 블로킹과 수비도 안됐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건설과 맞대결을 앞두고 중요한 경기였는데 정신적으로 대비가 안됐다. 봄 배구에 대해 불안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경기였고 마음가짐과 정신 모두 안 좋았다”며 “특히 4세트를 14-25로 진 것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경수 페퍼저축은행 감독 대행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경수 감독 대행은 “최근 팀 상황이 안 좋다 보니까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경기에 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첫 세트는 고전했지만 두 번째 세트부터 좋은 경기가 나왔다. 내용적으로도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이어 “선수들이 잘 도와줘서 승리를 챙겼다”며 “박사랑이 2세트부터 안정적으로 해줬고, 야스민은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얼마 안 남은 경기를 위해서 더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