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취재수첩>광주비엔날레 이립(而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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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전남일보]취재수첩>광주비엔날레 이립(而立)
도선인 취재2부 기자
  • 입력 : 2024. 03.07(목) 14:14
도선인 기자.
오는 9월 7일 개최되는 창설 30주년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광주시 예산이 지난 행사 대비 15억원 삭감됐다는 보도 이후, 광주시와 (재)광주비엔날레는 정정 및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금에서 자부담을 확대해 사실상 지난 행사보다 총예산은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취재 당시만 하더라도 광주시 예산 감축에 대한 향후 방안은 5월 추경에서 최대한 추가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답변뿐이었는데, 예산과 관련한 행사의 실질적 운영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는 것.

재단의 자부담 금액은 지난 14회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8억이었다. 올해의 경우 재단의 자부담을 62억으로 편성했다. 지난 행사 대비 8배가량 증액한 셈이다. 재단의 자부담은 설립 당시 조성된 기금과 매년 입장료 수입, 후원금 등이 더해진 자본금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재단이 매 행사 자부담 비용으로 10억 안팎을 사용해오다, 올해 갑자기 늘린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자부담을 확대한 만큼 제15회 행사의 수익 확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미술계는 예술의 다양성 측면에서 ‘비엔날레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19세기 말 미술 전람회를 표방하며 시작된 비엔날레는 한국에서 들어와서 관 행정 중심으로 양적 팽창을 거듭했다. 광주비엔날레에 제기됐던 주된 지적은 지역 작가와 밀착력이 부족하고 지속가능한 장기적 관점이 부재하다는 평이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온 국가관 ‘파빌리온’의 구성 방식이나, 도심 곳곳에 건축적 성격의 예술작품을 설치하고자 했지만 몇몇 작품은 방치된 ‘광주폴리’가 그렇다.

광주비엔날레는 창설 30주년이라는 시기적으로 주요한 시점에 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성공 개최에 앞서 본전시를 비롯해 여러 연계 전시와 출품 작품들이 광주정신의 시각화라는 출범 목적을 부합했는지, 광주라는 도시에서 예술을 통해 어떤 담론들을 형성했는지, 지역의 예술가들과 유기적인 소통을 했는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