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이슈기획>광주 동구 초교 2곳 입학생 '177명 vs 3명'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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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전남일보]이슈기획>광주 동구 초교 2곳 입학생 '177명 vs 3명' 희비
계림초 177명·광주중앙초 3명
계림2동 개발로 인구증가 요인
중앙초, 도심공동화로 인구 ↓
시교육청 "학부모 민원 등 난항
통학거리 등 학군 조정 어려워"
  • 입력 : 2024. 03.04(월) 18:37
  • 김혜인·정상아 기자·나다운·박찬·윤준명 수습기자
4일 광주 동구 계림초등학교 대강당에서 2024학년도 입학식이 진행된 가운데 177명의 신입생이 참석했다. 나다운 수습기자
4일 광주 동구의 광주중앙초등학교 교실에서 입학식이 진행된 가운데 3명의 신입생이 참석했다. 나건호 기자
“1학년 남자 2명, 여자 1명 총 3명의 2024년 광주중앙초등학교 입학을 허가합니다.”

“2024학년도 계림초 1학년 남자 100명, 여자 77명 총 177명 신입생의 입학허가를 선언합니다.”

본격 2024학년도 1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광주 동구 내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한 동네 두 학교'에서 색다른 풍경의 입학식이 열렸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광주중앙초교는 고작 3명의 신입생을 맞이한 반면 바로 옆 계림초교는 177명의 학생이 입학했기 때문이다.

4일 오전 찾아간 광주 동구 광주중앙초는 입학식과 개학식이 열렸음에도 교내가 한산했다.

입학한 새내기 초등학생은 3명으로 통상 행사를 진행하는 강당이나 운동장이 아닌 교실에서 단출한 입학식이 열렸다.

각자 부모와 친인척 손을 잡고 첫 등교 한 아이들은 각자의 이름이 표기된 좌석에 앉으며 신기해 했다. 배창호 광주중앙초 교장이 학생 3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직접 입학 선물을 건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등장한 이례적인 입학식 풍경이다.

손녀 입학을 지켜본 박종석(88)씨는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 비해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 수가 적어 많은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아이들이 학창시절 사회화 과정을 겪기 위해서는 적은 학생들로는 한계가 있을것”이라며 “어렵겠지만 신입생이 더 늘어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광주중앙초에서 불과 1㎞ 떨어진 광주 동구 계림초등학교 대강당에는 많은 인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형형색색의 책가방을 멘 아이들과 부모, 친척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올해 입학생 3명의 중앙초와는 달리 계림초는 무려 177명의 신입생을 받아 들였다.

계림초 신입생들은 설렘 가득한 모습으로 각자의 이름이 적힌 의자에 앉아 옆에 있는 새로운 친구들과 금세 친해진 표정으로 입학식 시작을 기다렸다.

신기한 듯 둘러보다 유치원 친구를 발견하고 웃는 모습이 보인다.

30대 초반 학부모인 윤모씨는 “교대 초등학교에 지원했는데 떨어져 계림초로 아이를 보내게 됐다”며 “아이가 본격적으로 첫 단체생활을 시작하게 된 만큼 바른 아이로 자라게끔 선생님들이 잘 지도해 줄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학부모 정소라(38)씨는 “집이 가까워 계림초에 보내게 됐다”며 “아직도 어린애 인데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걱정도 되고 기특하기도 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입학생 정원이 줄어 작은 학교·폐교가 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계림초만은 매년 입학생이 늘고 있다.

교사들은 입학생이 줄지 않은 이유로 재개발로 인한 꾸준한 인구 유입을 꼽았다.

김혜련 계림초 교장은 “현재 계림초 1·2학년은 한 학급당 20명, 3~6학년은 23~25명으로 이뤄진 과밀학교”라며 “학교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급격하게 늘면서 입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도 2학급 정도 신입생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 동네 안에서도 서로 다른 입학식 풍경이 펼쳐지자 일각에서는 학군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민원과 법정 통학거리 준수 등의 이유로 조정까지 어려움이 많다는 게 광주시교육청 측 설명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통학거리는 1.5㎞ 이내로 정해져 있으며 집 앞 초등학교를 두고 더 먼 곳에 배정하게 되면 자녀 등·하교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쇄도한다”며 “소규모 학교에 지원금을 교부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등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인·정상아 기자·나다운·박찬·윤준명 수습기자
김혜인·정상아 기자·나다운·박찬·윤준명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