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이슈기획>‘신입생 0명’ 입학식 못한 전남 초등학교 2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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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전남일보]이슈기획>‘신입생 0명’ 입학식 못한 전남 초등학교 20곳
저출생 여파 학령인구 감소 심화
초등학생 10년새 2만6000명 줄어
전남 올 5곳 폐교…총 776곳 달해
당국, 공교육 향상·돌봄강화 총력
  • 입력 : 2024. 03.04(월) 18:30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폐교하는 전남 지역 학교가 늘고 있다. 사진은 전남의 한 초등학교가 폐교된 모습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한 초등학교가 전남에서만 20개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지역 초등학교 학생 수도 10년 새 2만6000여명이나 줄어드는 등 지역 교육 현장 곳곳에서 지방소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초등학생 수는 지난 2013년 기준 9만6055명에서 지난해 8만1939명으로 10년 사이 1만4116명(15%) 감소했다. 취학대상아동 수 역시 줄면서 올해 광주 국·공립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1만872명으로 지난해(1만2564명)에 비해 13%, 2022년 (1만3300명) 대비 18% 각각 감소했다. 올해 광주 155개 초등학교 중 10곳의 입학생 수는 10명 미만에 그쳤으며, 이 가운데 한 곳은 신입생이 단 1명에 불과했다.

전남지역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남지역 초등학생 수는 지난 2013년 9만9206명에서 지난해 8만7046명으로 10년 만에 1만2160명(12%) 줄었다. 입학생 수 또한 2023년 1만2881명에서 올해 1만1094명으로 14% 감소했으며, 전남 도내 466개 초등학교 중 올해 입학생이 10명 미만인 곳은 본교 244곳, 분교 22곳 등 266개교였고,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도 본교 9곳, 분교 11곳 등 20개교에 달했다. ‘신입생 0명’인 초등학교는 여수가 5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영광·장흥·순천·진도 각 2곳, 보성·화순·목포·고흥·무안·해남·신안 각 1곳씩이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문을 닫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 곳도 없었던 전남 초등학교 폐교 수는 올해 본교 1곳, 분교 4곳 등 5곳으로 늘어났다.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초등학교 폐교 수는 본교 219개교, 분교 557개교로 총 776개교에 달하고 있다.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자 각 지자체와 교육당국은 공교육 수준을 높이고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학령인구 유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시·도교육청은 최근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산업체, 대학, 지역기관 등과 협력을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역인재 양성 및 정주기반 마련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은 선도지역과 관리지역으로 구분되는데, 광주시와 나주·목포·무안·신안·영암·강진은 선도지역에, 광양은 관리지역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광주시교육청은 이날부터 ‘학생 행복·부모 만족·교직원 보람된 늘봄학교’를 비전으로 광주지역 초등학교 32개교를 대상으로 1학기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늘봄학교는 정규 수업 종료 이후에도 학교와 작은 도서관, 마을 교육공동체 등 지역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교육과 돌봄을 모두 제공한다.

전남도교육청도 ‘작은 학교 살리기’, ‘농촌 유학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정책을 통해 학령인구 유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달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전남학생교육수당’을 지원하기로 하고, 도내 22개 시·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120만원의 바우처카드 포인트 지급에 나설 예정이다.

정병국 전남도교육청 교육자치과장은 “학생교육수당 사업은 교육가치를 담은 기본소득으로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를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교육목적으로 사용해 학생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