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외야수 고종욱이 지난 23일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2차 스프링 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
KIA 선수단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나하공항을 통해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입성했다. 선수단은 전날 호주 캔버라에서 육로를 이용해 시드니로 이동한 뒤 비행기에 올라 인천에 도착했고, 짧은 휴식 뒤 다시 항공편에 탑승해 오키나와로 향했다.
1차 스프링 캠프지인 캔버라에서 2차 스프링 캠프지인 오키나와까지 이틀의 긴 여정이었지만 선수단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이미 인천에서부터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았고 오키나와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응원으로 더 힘을 얻은 덕분이었다.
항공기가 착륙한 직후 “오키나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 멘트 뒤 “우리 항공기를 이용해주신 KIA타이거즈 선수단에 감사하다. 스프링 캠프를 무사히 마친 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원한다”며 승무원의 깜짝 메시지가 나왔다.
일부 선수단이 “종욱이 형 덕분에 이런 방송도 들어본다. 사랑꾼이다”며 고종욱을 치켜세웠고 이우중 매니저 역시 “입단 10년 만에 이런 방송은 처음 들어봤다. 미국과 호주 등 많은 곳에 다녀봤지만 색다른 경험이다”며 놀라워했다.
정작 메시지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고종욱은 이 방송이 아내 동료들의 깜짝 선물인지 몰랐다. 휴식일을 반납하고 오키나와 비행에 자원한 아내와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클래스로 엇갈린 좌석에도 기내에서 스쳐 지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저 감사해 하고 있었다.
고종욱은 “아내 덕분에 방송이 나온 건지 모르고 있었다”며 “원래 이런 방송을 해주는 줄 알았는데 숙소에 와서 아내랑 통화 하면서 선배가 특별히 방송을 해줬다고 들었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아내가 회사 생활을 잘한 것 같아 뿌듯하다. 응원을 계기로 더 힘을 내야 할 것 같다”며 “저는 이코노미를 타고 아내는 비즈니스에서 서비스를 해 스치듯 얼굴을 봤지만 각별했다. 신혼이지만 원정이나 비행으로 자주 못 보는데 힘이 났다. 1차 캠프에서 준비한 부분을 2차 캠프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