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지난해 조성한 미평 수원지 뚝방 황토 맨발 걷기길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여수시 제공 |
순천만 어싱길을 걷는 가족단위 관람객.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 제공 |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수시는 도심 공원 39곳에 맨발 걷기 길이 순차적으로 설치한다. 시는 지난해 미평수원지 뚝방(0.3㎞)과 거북선 공원(0.3㎞), 오림동 터미널 부근 들꽃공원(0.24㎞), 무선산 공원(0.5㎞), 덕충동 하늘길공원(0.3㎞) 등 5개소에 대해 맨발 길 재정비 및 설치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황톳길과 흙길, 모래길 등 맨발 길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시내 곳곳에 맨발 길을 조성해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요 공원 가운데 규모가 크고 이용객이 많은 공원 39곳에 순차적으로 맨발 걷기 길을 설치할 예정이다. 올해는 이순신 공원(0.5㎞)과 자산공원(0.1㎞), 종고산 공원(0.5㎞), 안산공원(0.4㎞), 무선산 공원(0.5㎞), 거북선 공원(1.3㎞), 미평 산림욕장(1㎞), 봉황산 자연휴양림(2㎞), 미관광장(0.5㎞), 미평동 고인돌공원과 여서동 둥둥재공원(1㎞) 등 열 곳이 리모델링 및 신설된다. 공원 내 기존 산책로의 야자 매트를 걷어내고 노면을 정비해 황토 등을 깐다. 또 맨발 길 끝에는 흙 묻은 발을 씻을 수 있도록 세족장과 신발장도 설치한다.
기초지자체들은 미디어 등을 통해 맨발 걷기의 건강 효능이 알려지면서부터 맨발길 조성에 열을 올렸다. 맨발 걷기는 치매 예방과 기억력향상, 혈액순환과 고지혈증 개선, 고혈압과 당뇨 완화, 불면증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과 몸을 연결하는 ‘접지’ 행위만으로도 만성통증, 스트레스, 염증으로 인한 노화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영광 물무산 맨발황톳길(2㎞)에는 7월까지 2만6000명이 방문했고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에 조성된 ‘어싱’길에도 지난해 9월 ‘어싱데이(맨발 걷기 대회)’에 2500명이 몰렸다.
지난해 봉래면사무소 정원을 맨발걷기 길로 조성한 고흥군은 예산을 편성해 오는 6월까지 맨발 산책로 시설사업을 완료해가겠다는 계획이다.
맨발길의 지속적 활성화를 위해 광역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지자체 차원에서 민원 대응 차원에서 맨발길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순군이 대표적이다. 화순군은 지난해 10월 동면행정복지센터 인근 복암선 구간에 맨발걷기 길을 조성했다. 그동안 방치돼 온 폐철도 부지를 활용할 방안을 찾다 주민 민원을 수용해 조성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나광국 전남도의원이 마련한 ‘전남도 맨발 걷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전남을 맨발 걷기 특화지역으로 구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조만간 전남도 차원의 맨발길 걷기 조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에는 도내 맨발길 실태조사는 물론, 각 지자체별 맨발길 조성 지원 내용 등이 담긴다. 현재 부서 간 연계성도 갖춰 사업의 효율성도 높일 계획이다.
나광국 전남도의원은 “전남의 황토에는 몸에 좋은 게르마늄이 가득하다”며 “강이나 산, 갯벌 등 전남의 자연을 십분 활용해 특색있는 맨발길을 조성하면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또 아직까지 맨발 걷기의 치유적 효능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는데, 전남이 먼저 용역을 통해 이를 검증한다면 맨발길의 지속적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