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통합 11일만에 좌초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정치일반
[전남일보]‘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통합 11일만에 좌초
총선 지휘권·공천권 갈등
이낙연 “새로운미래로 복귀”
“이낙연 지우기로 기획됐다”
이준석 “참담… 해석 엇갈려”
통합 재논의 없이 총선 대비
  • 입력 : 2024. 02.20(화) 18:22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개혁신당 이준석(오른쪽), 이낙연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대표와 이준석 대표간 정면 충돌로 내홍이 격화된 개혁신당이 결국 통합 11일 만에 좌초됐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총선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이낙연 대표가 통합 개혁신당을 선언을 철회한 것이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신당 통합 철회를 공식선언했다. 그러면서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 당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서 필요해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지만 여러 문제에 부닥쳤다.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 등을 겨냥해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며 “2월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며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부연했다. 또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며 “기득권 정당의 투쟁일변도 정치를 흉내내지 않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견제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저지하도록 저희가 더 맹렬히 싸우겠다”며 “총선에 매진하고, 총선 이후까지 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며 “국민과 당원이 겪는 오늘의 실망이 내일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민 새미래 공동대표는 질의응답에서 통합신당이 좌초되기까지의 과정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주도권 다툼이란 보도는 완전히 부당하다”며 “주도권 다툼이 아니라 (이준석 측이) 하자는대로 다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대표가 걸림돌이라고 얘기한 건 딱 두가지다. 하나는 정부조직법 문제하고 당로고 색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선거운동 지휘권을 다 달라, 공천권은 김종인 전 대표에게 주자고 했다”며 “그럼 이낙연 대표는 집에 가란 얘기인데, 이렇게 하면 이낙연을 지지해서 참여한 12만 당원과 더불어민주당을 이탈한 제3지대를 바라는 사람들이 개혁신당에 투표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게 통합신당이 맞나. 국민을 속이는 것 아닌가. 그래서 하지 말자는 거 아닌가”라며 “주도권 권한,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과 당원이 보기에 같이 한다는 것(모습)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선거운동 지휘권, 공천권 다 내놓고 국민에게 통합이라 말하면 이건 국민을 속이는 일이 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향후 통합 재논의 없이 현 체제로 총선을 대비할 전망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새로운미래 회견 후인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0일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의 통합이 좌초된 것에 대해 “정당 통합을 선언한 지 10일 만에 이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따로 노력하게 된 이 대표 및 새로운미래 구성원들의 앞길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