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뼈 깎는 혁신 필요한 대학 정원미달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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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뼈 깎는 혁신 필요한 대학 정원미달 사태
광주서만 6개교 정원 못 채워
  • 입력 : 2024. 01.30(화) 17:30
올해 대학입시 정시 원서접수 결과 정원을 채우지 못하거나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학과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충격적인 결과다. 정원을 줄이고, 대학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교육개혁이 시급한 때다.

30일 종로학원이 일반대 190개교의 올해 정시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과가 나온 대학이 35곳으로 집계됐고, 34곳이 지방대였다. 특히 광주의 경우 6개교 36개 학과가 신입생을 채우지 못했다. 무안 초당대 치위생학과와 광주 송원대 한국어교육과 등 5개 학과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고 한다. 정원 미달 학과 가운데는 첨단분야 전공도 포함돼 있었다. 광주 호남대 AI융합대학은 114명 모집에 70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나주 동신대 배터리공학과는 27명을 선발하는데 2명, 컴퓨터학과는 27명을 뽑는데 13명만 원서를 냈다.

지방대 미달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86만여 명에 이르던 한 해 출생아는 2010년 47만여 명으로 30년 만에 반토막이 났고 지난해에는 24만 9000여 명으로 사상 처음 25만 명이 무너졌다. 2004학년도 66만여 명에 이르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도 올해 처음 40만 명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8년 출생아 수는 33만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미래 대학진학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한 일이다.

근본적인 해법은 국가차원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지만, 지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남은 해법은 대학이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우선 대학부터 당장 다가올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획기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학과를 줄이거나 신설하는 등 뼈를 깎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한계에 내몰린 대학의 폐교나 통·폐합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의지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