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인 기자 |
광주에서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지스트가 14명 모집에 1454명이 몰려 96.9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도 경쟁률 40.1:1로 마감했다.
광주 지역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에서는 치의학과가 12.25: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자가 가장 많은 학과는 65명을 모집한 화학공학부로198명이 지원했다.
매년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의대나 이공계열 학과는 불꽃 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공계열·의예과를 진학하면 취업이나 고수입을 보장한다는 믿음이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이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 진학을 선호하고 있으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일반 학과보다 지역 대학 의예과를 원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인문학, 사회과학 계열 졸업생이나 지망생에 씁쓸한 소식으로 들리겠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전남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심각한 인구·인재 유출을 겪어왔다. 지방 출신 수도권 대학생들은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수도권에서 취업하며 정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학생들의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서열화된 ‘대학교’ 보다 특정 ‘학과’(특히 의대)를 목표로 삼기 때문에 지방 이공계 인재들이 지역 대학교로 진학하는 그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인구 유출이 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교육발전특구 등이 지역인재가 정착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교육을 통해 이뤄낸다는 취지와도 맞아 떨어진다.
이공계, 의대쏠림 현상이 더 나아가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대책이 되고 있다. 최근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유일하게 국립의대가 없는 전남도에서 의대 신설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사회 현상에는 분명 양면성이 존재한다. 단순히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하고 있구나’에서 그치지 말고 기회로 삼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에 봉착한 광주·전남이 이 현상 뒤에 숨겨진 기회를 포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