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느는데' 경찰청, 외사계 폐지 조직개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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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
'외국인 느는데' 경찰청, 외사계 폐지 조직개편 '우려'
정보과로 통합…탁상행정 비난
광주 21명 → 3명 감축 예상
고려인마을 등 치안 공백도
  • 입력 : 2024. 01.14(일) 18:12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광주 광산경찰은 지난해 6월 고려인마을에서 외사치안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 외사치안협력위에는 광산경찰을 비롯해 광산구, 출입국사무소, 고용노동청 등 관계기관 등이 포함돼 있다. 광산경찰 제공
외국인 전담 부서인 외사계를 해체·축소하는 경찰의 조직 개편안을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데믹·러-우전쟁으로 외국인 유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역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광주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외사 부서를 폐지하고 정보과로 통합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외사계 경찰관들은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범죄 예방, 민원 업무 및 정착 지원 등 역할을 한다.

광주 지역 외국인 담당 경찰은 21명에서 3명(광주청)으로 줄어든다. 현재 외사 경찰은 △광주청 9명 △광산경찰 5명 △북부경찰 4명 △동·서·남부경찰 각 1명 등 총 21명이다.

외국인 지원 업무도 분산된다. 다문화 관련 업무는 범죄예방과, 외국인 범죄 피해자 지원은 여성청소년과, 통역은 수사과, 국제 공조는 형사과, 테러 대응은 안보수사과로 나뉜다.

광주는 하남·평동산단과 고려인마을 등으로 외국인 유입이 많다. 지난해 기준,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총 2만994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광산구가 1만8511명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이어 △북구 5457명 △서구 2417명 △동구 1854명 △남구 1709명 순으로 많았다.

범죄 수도 많다.

광주는 매년 평균 600건의 외국인 범죄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광주지역에서 상해·절도 등으로 붙잡힌 외국인은 2959명이다. 연도별로 △2018년 502건 △2019년 687건 △2020년 680건 △2021년 629건 △2022년 461건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수의 외국인 사건을 담당했던 광산경찰은 외국인 밀집 지역인 광산구 월곡동을 ‘외사 안전 구역’으로 신청, 지난 2022년 9월 지정되기도 했다.

광산경찰 관계자는 “광주는 외국인 범죄가 꾸준했다. 광산구와 북구에 외국인 노동자 근무·거주 비율이 높다”며 “외국인 수·범죄는 줄지 않는다. 인력 충원이 절실한 상황에 줄인다니 말도 안되는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광산·북구는 외국인 밀집율이 높다. 외사 파트 정원을 확보해주는 등 예외 조항이 필요해 보인다”며 “현재 국가적으로도 이민청을 검토하는 등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에 외국인이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사 전담 요원 교육 등 국가 계획과 맞물리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