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 비트코인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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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 비트코인의 변화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4. 01.11(목) 16:59
이용환 논설실장
“비트코인은 사회를 바꾸는 기술이 될 것이다.” 지난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네티즌이 새로운 전자 화폐에 대한 구상을 내놨다. 중앙은행의 통제 없이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암호 화폐 시스템. 개인 대 개인과 네트워크, 익명성 보장 같은 원칙도 밝혔다. 이렇게 탄생한 화폐가 비트코인(BitCoin)이다. 이후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개인간 최초의 송금이 이뤄졌고, 불과 1년여 만에 1달러 당 1309 비트코인이라는 교환가치까지 성립됐다. 2010년에는 피자 2판과 실제 거래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장점은 화폐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바꿨다는 것이다. 우선 비트코인은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 전달도 빠르다. 국경이라는 한계에 묶인 지금의 금융 질서를 깨뜨린 혁신적 발상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금융처럼 금융위기가 초래할 은행 파산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엘리트 집단의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세계 최고 부자 회사라는 블랙록 CEO 래리 핑크가 ‘우리를 지켜줄 국경 없는 자산’이라고 극찬할 정도다. (오태민 저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통화정책과 화폐 발권력을 갖고 천문학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중앙은행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실체가 없는 데다 객관적 기준가치가 불분명하다는 게 첫 번째다. 노벨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는 ‘악’이라고까지 혹평했다. 사기, 거품, 신기루 같은 부정적 평가를 하는 학자들도 많다. 상속부터 과세까지 법적 과제도 산재해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1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제도권 밖에 머물던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가상자산과 증권시장 관련 종목도 요동치고 있다. 올해는 비트코인 채굴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3번째 반감기다. 투자자들도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는 기대가 많았다. 여기에 현물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그 파괴력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렇다고 부화뇌동은 금물이다. 각국의 패권 경쟁과 정치적 야욕, 기업의 전략 다툼이 시작된 지금, 비트코인이 우리 삶과 무관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비트코인이 갖는 무한한 가치에 집중하면서 다가오는 비트코인의 변화를 여유롭게 지켜 볼 때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