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민주당, 진정성 있는 반성의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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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민주당, 진정성 있는 반성의 계기 삼아야
이낙연, 광주 찾아 탈당 메시지
  • 입력 : 2024. 01.07(일) 17:0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7일 광주를 찾아 ‘무능하고 부패한 양당 정치 구도’를 비판하며 에둘러 탈당을 표현했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방명록에 ‘오월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데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고 썼다. 지금까지 이 전 대표의 언행 등을 감안하면 탈당과 신당 창당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다. 정치적 상황을 떠나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면서 전부였던 민주당을 떠나겠다는 이 전 대표의 결정이 안타깝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한 뒤 “국민들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선택지를 드려 정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도움”이라며 “희망을 만드는 첫 걸음을 가고자 한다.”고 했다. 잘못된 정치를 바꾸기 위해 누구든지 협력하겠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야권 재건과 확대로 대한민국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이 정치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다. 반대도 많다. 당장 민주당은 ‘지금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할 때’라며 이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한때 이 전 대표를 돕던 측근들의 반응도 신통치 않다. 광주·전남에서도 탈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선거를 앞두고 등장했던 숱한 정당들이 선거 이후 지리멸렬했던 과거도 이 전 대표에게는 큰 부담이다.

지금 국민들은 실종된 정치가 만들어낸 불신과 실망으로 어느 때보다 힘겨워 하고 있다. 민주당에 누구보다 큰 애증을 갖고 있는 광주·전남 지역민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도 예전과 다르다. 이 전 대표의 좌우명은 ‘가까이 듣고 멀리 본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좌우명처럼 가까이 듣고 멀리 봐야 한다. 민주당도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분열’이라는 구태의 프레임 대신, 진정성 있는 정책과 비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오만과 독선으로 얼룩진 과거를 반성하고 정치의 목적과 가치도 되살려야 한다. 지금 광주·전남 지역민이 원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깃든 민주당이다.